국제 국제일반

일본 반도체 명가 '르네사스' 국유화 될듯

민관 2000억엔 공동 출자

일본 정부와 민간기업들이 시스템LSI(대규모 집적회로) 반도체 대기업인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를 살리기 위해 2,000억엔을 공동 출자하기로 방침을 굳혔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4일 보도했다. 앞서 일본의 D램 업체인 엘피다메모리가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에 매각된 가운데 르네사스마저 미국계 투자펀드에 넘어가게 생기자 아예 정부와 민간 기업들이 손잡고 사실상의 국유화에 나선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총 2,000억엔 가운데 1,500억엔 이상을 정부 산하기구인 산업혁신기구가 출자해 3분의2 이상의 지분을 확보할 예정이다. 또 나머지 약 500억엔은 도요타자동차와 파나소닉ㆍ혼다ㆍ캐논ㆍ덴소ㆍ니콘 등 약 10개 기업이 분담하게 된다. 여기에는 독일 보쉬도 참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업은 르네사스로부터 마이크로컨트롤러(마이콘)를 공급 받는 고객사들로 안정적인 반도체 조달을 위해 르네사스 인수에 동참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민관 연합은 다음달 중 출자비율 등에 최종 합의하고 올해 안에 제3자 할당 증자 방식으로 경영권을 인수할 예정이다. 지분의 3분의2를 확보하게 되는 혁신기구는 르네사스 경영진을 민간 외부인사로 물갈이하고 경영재건을 위한 고강도 구조조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르네사스는 또 실적이 부진한 시스템LSI 사업부문은 후지쓰ㆍ파나소닉 등과 별도 분리해 통합시키고 하고 다음달 합의를 목표로 교섭을 벌이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이에 따라 정부 출자를 받아 회생하는 르네사스는 마이크로컨트롤러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게 된다. 르네사스는 자동차 엔진 등을 제어하는 마이크로컨트롤러 시장에서 현재 세계 점유율 30%, 일본 국내 점유율 50%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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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앞서 1,000억엔 규모의 르네사스 인수협상을 벌여온 미국계 투자펀드인 KKR는 일본 민관 연합의 공동출자 방안이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냄에 따라 협상에서 발을 뺄 것으로 예상된다.

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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