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버 샷 거리 283.5야드에 퍼트 수 26차례. 여자골프에서 이 정도라면 차원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올 만하다.
‘골프여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의 시즌 첫 메이저대회 나비스코챔피언십 첫날 기록이다. 장타와 아이언 샷, 퍼팅 3박자가 맞아떨어졌다는 얘기다. 4홀 연속 버디를 곁들인 오초아는 1타 차 공동 2위에 오르며 메이저대회 2연승과 2주 연속 우승을 향해 시동을 걸었다.
오초아는 4일(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란초미라지의 미션힐스골프장(파72ㆍ6,673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2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쳤다. 선두 자리는 2004년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통산 2승째를 거둔 뒤 우승 소식이 없는 카렌 스터플스(잉글랜드ㆍ67타)의 몫이었지만 팬과 언론의 관심은 오초아에게 쏠렸다.
변별력 높은 ‘여자 마스터스대회’ 코스에서 그의 지배적인 경기력은 더욱 두드러졌다. 10번홀에서 출발, 17번홀까지 1타를 줄인 오초아는 매년 최종일 드라마가 연출되는 18번홀(파5)부터 집중력을 발휘했다.
그린이 연못으로 둘러싸인 이 홀에서 두번째 샷을 안전하게 물 앞까지 보낸 뒤 샌드웨지로 홀 60㎝에 바짝 붙여 버디를 낚았다. 이어 후반 첫홀인 1번부터 3번홀까지 내리 1.8m 이내에서 손쉽게 버디를 챙기며 선두로 치고 올라왔다. 티샷이 바람에 밀려 그린 가장자리에서 3퍼트를 한 8번홀(파3) 보기 탓에 1위는 지키지 못했다.
지난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했던 오초아는 “백스윙을 조금 짧게 하는 등 계속 스윙에 변화를 주면서 거리가 작년보다 더 늘었다”고 밝히고 “바람이 많이 불었지만 오늘 성적은 아주 만족스럽다. 남은 사흘동안 오늘처럼만 치면 좋겠다”며 2005년 아니카 소렌스탐 이후 나오지 않은 메이저대회 연승에 대한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스터플스는 지난해 아이를 낳느라 7개 대회에만 출전했고 올 시즌에도 ‘톱10’ 입상 한 번에 그쳤다. 일본의 미야자토 아이가 오초아와 함께 공동 2위에 자리했다.
19개 대회째 ‘우승가뭄’을 겪고 있는 한국군단은 2타를 줄인 김미현(31ㆍKTF)의 순위가 공동 6위로 가장 높았다. 정일미(35ㆍ기가골프)와 이미나(27ㆍKTF)가 프레셀, 소렌스탐 등과 함께 1언더파 공동 10위 그룹에 합류했고 박세리(31)는 이븐파 공동 19위로 시작했다.
기대를 모으는 신지애(20ㆍ하이마트)는 1오버파로 공동 29위에 그쳤으나 뒷심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출발이다. 드라이버 정확도(78%)와 그린적중률(67%)은 오초아와 비슷했으나 퍼트 수가 31개로 5개나 많았다. 작년 신지애는 첫날 4타를 잃었지만 공동 15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