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지그재그 증시 탈출구가 안 보인다"

증시가 갈지(之)자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 급등락 장세를 거치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데다 시장을 꾸준한 상승세로 이끌 만한 모멘텀이 사라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증시는 당분간 코스피지수 1,320선을 중심으로 박스권 등락을 거듭하는 지지부진한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재료 보유 여부에 따라 개별 종목 장세가 전개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투자 잣대가 없다" = 증시는 지난주 콜금리 인상과 옵션 만기를 `무사히' 넘겼지만 13일 프로그램 매물의 홍수에 직면해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3천600억원이 넘는 프로그램 순매도 물량이 쏟아지자 장 초반 상승 흐름을 이탈, 14.44 포인트 하락한 1,320.79로 마감하며, 최근 2거래일간상승분의 상당부분을 반납했다. 전문가들은 기업 실적 발표가 마무리된 데다 국내외 경제지표도 투자심리를 되돌릴 만한 뚜렷한 호조세를 기대할 수 없다는 점에서 최근 장세의 배경을 찾고 있다. 우선 관심이 가는 미국 경제지표를 보면 14일(현지시간) 발표되는 1월 소매판매,기업재고와 15일 발표 예정인 1월 산업생산, 엠파이어스테이트제조업지수, 주간 원유재고 등이다. 또 16일에는 필라델피아연준지수, 1월 생산자물가, 2월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 등이 발표될 예정이다. 이들 지표 가운데 1월 소매판매의 경우 전월대비 0.8% 증가가 예상되는 반면 산업생산의 경우 0.2∼0.6% 증가하면서 전월보다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12월 0.9%에서 1월 0.2%로 낮아지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둔화될 것으로 보이는 등 전체적으로는 "괜찮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일반적인평가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활력을 상실한 장세에 변화를 줄 만한 내용은 아니라는 것이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수급이 꼬였다" = 지지부진한 장세 흐름은 기본적으로 수급기반이 와해됐기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메리츠증권 서정광 투자전략팀장은 "올들어 아시아에서 한국증시만 유일하게 약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는 우리 나라 증시의 약세가 내부 요인에 기인한다는 것이고 그것은 바로 수급이 꼬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개인투자자가 매수 주체로 등장했다는 점을 수급 공백의 단적인 예로들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지난 2일 이후 7일과 10일을 제외하곤 6일간 `사자'에나서 8천억원이 넘는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기관투자가와 외국인이 6천억원과 2천500억원 가량의 매도 우위를 보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삼성전자가 플래시 메모리의 가격 하락 전망과 환율 부담으로 이틀 연속 하락,67만원대로 낮아지면서 한달여만에 시가총액 100조원 아래로 밀려난 것도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단기 반등은 기대 = 국제유가의 하향 안정세가 이어지고 원.달러 환율도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증시의 단기 반등을 가능케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대신증권 성진경 애널리스트는 "콜금리, 옵션 만기 등 제반 불확실성이 완화된데 힘입어 코스피지수는 1,300선에서 단기 저점을 확보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업종별 순환매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지수의 단기 반등을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이영원 애널리스트는 "최근 낙폭이 큰 업종과 종목군을 중심으로 반등에 성공하는 경우가 급증하는 점을 감안할 때 하락폭이 과도하거나 하락의 근거가소멸되는 종목군을 대상으로 단기적인 대응에 나서는 것은 가능한 투자전략이라고판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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