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창의력 키워줘야 한국의 메시 배출"

[FC바르셀로나 유소년 축구캠프 열기 후끈]<br>"팀플레이·희생정신 돋보여 지시·강요는 최소화해야"<br>놀이와 훈련 접목으로 눈길

제주시 애월근린공원 축구장에서 진행 중인 'FC바로셀로나 유소년 축구교실' 에서 참가 어린이들이 볼 빼앗기 놀이를 통해 드리블과 볼 컨트롤 등 기본기를 익히고 있다. 서울경제신문 주최로 17일 부터 시작된 축구교실은 FC바르셀로나 현직 코치들이 직접 지도해준다. /제주=이호재기자

갈색 머리의 축구 코치가 짧게 손뼉을 치자 8~10세의 소년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소년들은 각자 자신이 드리블하던 볼을 버려두고 인근 선수의 볼을 빼앗기 위해 돌진했다. 선수는 7명, 볼은 6개. 볼을 지니지 못하면 술래가 된다. 한발 늦게 볼 앞에 서는 바람에 술래가 된 까까머리 소년은 안타까움이 가득한 탄식을 내며 대열에서 빠졌다. 17일 제주시 애월근린공원 축구장에서 펼쳐진 FC바르셀로나 초∙중학생 축구캠프는 영하의 날씨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뜨거운 축구 열기가 솟구쳤다. 스페인의 명문구단 FC바르셀로나의 코치들은 미래의 태극전사들에게 바르셀로나 축구의 핵심인 볼 컨트롤과 드리블의 기초를 전수했다. 이날 유소년 캠프를 지휘한 카를로스 구에노 FC바르셀로나 유소년팀 기술감독은 "한국 유소년들은 팀플레이가 강하고 희생정신이 돋보인다. 체력도 강하고 전술 이해도 좋은 편"이라면서 "전반적으로 경직돼 있고 창의력이 부족한 게 단점이다. 볼과 일체가 되는 훈련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세계 최고의 클럽으로 평가 받는 FC바르셀로나는 한 박자 빠르고 정확한 패스로 유명하다. 지난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스페인을 우승으로 이끈 사비 에르난데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카를레스 푸욜, 헤라르드 피케 등은 소속팀 FC바르셀로나에서 물 흐르듯 유연하고 간결한 패스로 바르셀로나의 황금기를 불러왔다. 바르셀로나는 2008-200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스페인 국왕컵, 프리메라리가에서 모두 정상에 오르며 이른바 트레블(3관왕)을 달성한 바 있다. 구에노 기술감독은 "바르셀로나의 패싱 게임은 지난 1970년대 초반부터 40년 동안 이어져 왔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바르셀로나 축구를 많이 배우려 한다는 걸 알고 있다"며 "바르셀로나의 축구 스타일을 배우는 데 가장 중요한 조건은 유소년기다. 아이들에게 얼마나 창의력을 키워주느냐가 성패를 좌우한다"고 설명했다. 바르셀로나 유소년 캠프에서 코치들은 조력자일 뿐이다. 지시를 내리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어린 유망주들의 부모도 한발짝 물러나 있어야 한다. 바르셀로나에서는 이 비밀 키워드를 "아빠, 제가 플레이하게 내버려 두세요(Papa, degame jugar)"라고 일컫는다. 구에노 기술감독은 "어른들이 불필요하게 간섭하면 선수 개개인의 장점을 살릴 수 없게 돼 리오넬 메시 같은 창의성 있는 선수가 나타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공 뺏기, 드리블, 대인마크 등을 놀이와 접목해 훈련한 축구 유망주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사라지지 않았다. 유소년 캠프에 처음 참가한 이상재(11∙서울 안산초4)군은 "축구를 하다 보면 힘든 때도 많은데 오늘은 정말 재미있게 공을 갖고 놀았다"고 말했다. '한국 축구의 메시'를 키우는 FC바르셀로나 축구캠프는 오는 21일까지 1차가 이어지고 2차는 24~28일 펼쳐진다. 이 행사는 서울경제신문과 코리아이엠지가 주최하고 대교눈높이교육이 후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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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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