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증시 레이더] '음식료株숨은 진주' 오리온·KT&G 주목

국제 곡물값 상승·국내 판매가격 통제등 악재 불구<br>해외진출 성과·저평가 매력…성장 모멘텀 매우 커


국제 곡물 값 상승과 정부의 국내 판매가격 통제 등 잇단 악재로 음식료업종의 주가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올들어 음식료 업종지수는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한참 밑돌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해외진출 성과와 함께 저평가 메리트를 갖춘 오리온과 KT&G 등은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음식료주는 곡물가격 급등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물가안정대책에 따라 원가부담을 가격에 전가시키지 못하면서 부진한 주가흐름을 이어왔다. 지난해 말 대비 코스피지수(24일 현재)가 20.6% 상승하는 동안 음식료업종지수는 5.6% 오르는 데 그쳤다. 이달 들어서도 코스피지수가 7.8%나 급등한 반면 음식료업종지수는 2.6% 상승했을 뿐이다. 앞으로의 전망도 그리 밝지 않지 않다. 그동안 올랐던 곡물가격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원가에 반영되면서 가격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올 하반기 옥수수의 평균 가격은 상반기보다 31.8% 올랐고 소맥은 38.9%, 대두은 16.8%, 원당도 17.8% 상승했다. 그만큼 원가 상승 부담이 발생했지만 실제로 이것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는 만만치 않다. 정부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기초 물가의 인상을 억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기창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상 원재료 투입시차가 4~6개월이고, 국제 곡물가격이 7월부터 강세를 보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올해 말부터 내년 초 음식료 업종의 원재료비 부담이 본격화 할 것"이라며 "원재료비 증가부담을 해소하기 위해선 7~13%의 제품판매가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정부의 물가관리 의지가 강해 인상시점이 지연되거나 인상 폭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부는 최근 서민물가안정대책을 발표하는 등 내년 서민경제를 압박할 최대요인인 물가안정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국제곡물가격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점도 업계의 부담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강현희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지난 2007~2008년 애그플레이션은 유가급등으로 바이오 에탄올 원료인 옥수수, 원당 등이 부각되며 곡물값이 오른 것이지만, 최근 상승은 이상기후로 인한 것"이라며 "주요 작물이 재배되는 5~6월까지는 공급부담 리스크가 지속되고, 미국을 중심으로 한 양적완화 정책의 영향으로 글로벌 유동성까지 상품에 들어오면서 투기포지션의 유입에 따른 가격 급등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 국내 소비시장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는 것 또한 음식료주 주가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올해의 경우 경기회복에 따라 소비수준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까지 회복됐지만, 내년에는 그 속도가 둔화되거나 정체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음식료 업종을 둘러싼 환경이 좋지는 않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숨은 진주'는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특히 정체된 국내시장을 넘어 적극적으로 해외에 진출해 성과를 거두고 있는 기업이나, 곡물가격의 상승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는 기업은 여전히 투자 메리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 같은 조건에 적합한 종목으로 오리온과 KT&G를 꼽고 있다. 오리온의 경우 내년 1ㆍ4분기 중국법인의 성수기가 시작되면서 모멘텀이 극대화되고, KT&G는 곡물과 관련 없는 사업인 데다 저평가 메리트가 높다는 분석이다. 백운목 대우증권 연구원은 "음식료업종의 경우 내년에 종목별 차별화가 심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성장 모멘텀을 보유했거나 곡물가격 변동에 둔감한 종목을 골라 투자해야 한다"며 "오리온의 경우 중국 내 판매지역이 확대되고, 제품 포트폴리오도 다양해지고 있어 성장 모멘텀이 크다"고 지적했다. 김윤오 신영증권 연구원도 "KT&G는 시장점유율이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담배산업의 외형은 여전히 안정적이고, 과점적 지위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현금 유보액수가 늘면서 배당여력 또한 증가할 것으로 보여 저평가된 주식으로 매수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음식료주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높아지는 원재료비 부담에다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정부의 가격통제 압력까지 받으며 이중고에 시달릴 전망이다. 증권업계는 급등한 곡물 원재료비 인상 압박을 덜 받고, 해외시장에서 모멘텀을 찾을 수 있는 종목을 중심으로 선별적인 접근을 권하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