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신금융전문업체들로 이뤄진 신용카드사회공헌위원회가 당초 목표했던 출연금 200억원을 채우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전체 카드사 중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이 1년이 넘도록 분담금 1억9,000만원을 내지 않고 버티기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납부를 강제할 뾰족한 방법도 없다. 국내 카드사들이 사회공헌을 위해 의기투합했던 당초 취지마저 퇴색한 모양새이다.
사정은 이렇다. 전업계 카드사 6곳과 BC카드 11개 회원사들은 기프트 카드 낙전수입 및 소멸포인트 수익처리에 대한 논란이 일자 지난해 1월 매년 200억원 규모의 기금을 출연해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공표했다. 카드사별로 시장점유율에 따라 책정된 분담금을 지난해 말까지 납부하지 않았던 곳이 바로 SC와 한국씨티은행, 그리고 하나SK카드였다.
하나SK는 지난 2009년과 2010년 각각 113억원과 589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던 터라 15억원이 넘는 분담금을 납부하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하나SK는 2011년 255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는 실적 발표 직후인 올해 4월 분담금을 납부했다.
한국씨티도 올해 초 사회공헌기금 납부를 완료했다.
반면 SC는 지난해 카드 부문에서만 3조9,682억원의 매출을 거둬들이고도 1년 넘게 분담금을 납부하지 않았다. SC의 분담금은 1억9,000만원으로 전체 매출의 0.01%에도 미치지 못하는 미미한 금액이었다. 반면 SC는 1년 넘게 분담금을 납부하지 않고 있다.
SC 관계자는 "매년 그룹 차원에서 공동으로 사회공헌활동을 진행하고 있고 한국에서도 K리그 유소년축구지원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금융계에서는 SC가 그룹의 마케팅이나 이미지 홍보에 도움이 되는 사회공헌활동에만 매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