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은행대출 연체 60% 급증
5월까지 총대출액의 3.2% 7兆5,360억하반기에 만기집중 '중기發 금융위기' 우려
은행의 대출 연체율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2년 하반기부터 크게 늘어난 중소기업대출 만기가 올해 하반기에 집중돼 있어 '중기발 금융위기'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9일 금융계에 따르면 5월 말 현재 중소기업의 은행 대출잔액은 235조5,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3.2%인 7조5,360억원이 연체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의 연체액 4조7,292억원보다 59.4% 증가한 것이다. 중소기업의 은행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2.1%에서 올 1월 말 2.8%, 2월 말 2.9%, 3월 말 2.8%, 4월 말 3.0%, 5월 말 3.2%로 지속적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예금보험공사도 8일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가계와 기업대출의 연체가 늘어나 은행의 자산건전성이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했다. 은행들의 기업대출 연체비율은 2002년 1.8%에서 2003년 1.9%, 올 1ㆍ4분기 2.4%, 4월 말 현재 2.6%로 올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2002년 6월 18.5%, 2003년 6월 20.0%, 지난해 말 21.2%를 기록한 뒤 올해 3월 현재 23.3%에 달하고 있다.
이재연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올 하반기와 내년 경기가 더 나빠질 것으로 보여 은행 연체율은 향후에도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며 "중소기업대출의 대부분이 담보대출이어서 만약의 경우 회수가 가능하겠지만 우려할 만한 수준인 것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감원은 6월 말 현재 '반기 결산 효과'로 인해 은행권의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이 하락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5월 말보다 0.9%포인트 하락한 2.3%로 나타났다. 이는 은행들이 반기 결산에서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부실채권을 대거 상각하거나 매각한 데 따른 것이다.
윤혜경기자 light@sed.co.kr
입력시간 : 2004-07-09 1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