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미국법인에 근무하는 미국인 A씨의 활동무대는 북미 지역만이 아니다. 중동이나 유럽에서도 근무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도입한 '글로벌 모빌리티' 제도 덕택이다. 외국인 직원도 본인이 원하고 능력이 된다며 다른 해외법인으로 옮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삼성전자의 해외인력이 8만여명 시대로 접어들면서 인력의 글로벌화가 급속히 진행된 데 따른 것이다. '글로벌 톱'을 향한 삼성전자의 변신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변신의 골자는 인력의 글로벌화, 연구개발(R&D) 투자확대, 창의적이고 스마트한 조직구축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G(글로벌), R(R&D), S(스마트) 등 GㆍRㆍS 기업으로 회사가 바뀌고 있다"며 "앞으로 변화의 속도는 더욱 빠를 것"이라고 말했다. 눈에 띄는 게 인력의 글로벌화다. 삼성전자의 해외인력 규모는 국내인력과 별 차이가 없다. 지난2008년에는 해외 임직원이 8만136명으로 글로벌 직원 대비 49%를 차지했다. 2009년 말에도 전체 인력의 46%가 해외인력으로 국내와 해외 비중이 5대5 수준에 육박한 셈이다. 인력 글로벌화에 맞춰 새 제도도 잇따라 도입되고 있다. 해외인력의 유동성을 보장한 '글로벌 모빌리티' 제도 외에 최근에는 우수 외국인 인재에게는 본사 순환근무가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R&D 부문의 투자도 계속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R&D 투자액은 2003년 3조5,300억원에서 2009년 7조3,000억원으로 6년 사이 두배 이상으로 늘었다. 전체 인력에서 R&D 인력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9년 기준 42%에 달하면서 전체 인력의 절반가량이 R&D 인력으로 채워졌다. 삼성전자는 특히 글로벌 선진 기업처럼 R&D 인력을 육성하기 위해 R&D 전문가 제도인 '마스터 제도'를 도입하고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 마스터 제도의 핵심은 R&D 인력이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으로 가지 않아도 R&D를 통해 고위임원으로 승진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스마트한 조직으로의 변신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상명하복식 제도 개선 등 조직문화 혁신을 위한 세부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노력은 상하위직을 조화시켜 창의적이고 스마트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