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커힐·파라다이스 '카지노 전쟁'

쉐라톤 워커힐 호텔내 카지노 영업장 이전 등의 문제를 놓고 호텔과 운영사간 갈등이 법정공방으로 이어져 관심이다. 쉐라톤 워커힐 호텔(이하 워커힐)과 파라다이스의 1라운드 법정 공방은 ‘이전 불가’판결이 나와 워커힐측이 일단 기세를 선점했다. 하지만 카지노 허가권 명의를 돌려달라던 워커힐의 청구는 기각돼 일단 양측 상황은 장군멍군이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5부(부장 김용빈)는 SK그룹 계열사인 워커힐이 호텔 지하에서 카지노장을 운영하는 파라다이스를 상대로 제기한 카지노허가권 명의변경 절차이행 청구 소송에서 원고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워커힐과 파라다이스가 '카지노'로 연을 맺게 된 것은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73년 정부로부터 워커힐 호텔과 카지노 사업권을 사들인 SK(당시 선경개발)는 카지노 운영 경험이 없었던 관계로 이를 파라다이스(당시 콘티넨탈 관광)에 맡겼다. 그런데 위탁 직후인 1978년, 정부는 ‘카지노 사업을 허가 받은 자가 타인에게 영업을 위탁해서는 안된다’는 법령을 공포했고, 워커힐은 결국 ‘요청이 있으면 카지노 허가권을 다시 반환한다’는 합의서를 작성하고 카지노 허가권을 파라다이스로 양도했다. '독점'으로 카지노 영업을 해 오던 파라다이스는 2006년 서울 지역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경쟁체제로 전환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되자 카지노 영업장을 소공동 롯데호텔로 이전하려 했고, 워커힐은 과거 계약을 근거로 ‘허가권을 반환하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1978년 워커힐 측이 카지노업 허가 명의를 파라다이스 측에 합의 이전했던 것은 법령준수를 위해서였지 카지노업 허가에 관한 권리를 완전히 양도하려 한 것이 아니다”며 “파라다이스는 카지노 영업을 이전해서는 안 된다”고 판결했다. ‘파라다이스는 카지노 허가권 명의(카지노업 자체)를 양도해야 한다’는 워커힐 측 청구에 대해서는 "합의에 의해 이전된 것은 '카지노업'이라는 영업 자체가 아니라, 카지노업 허가명의에 불과하다"며 "워커힐은 파라다이스에 카지노업 허가명의의 이전을 요구할 수 있을 뿐, 실질적인 카지노업 자체의 양도를 청구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와 관련 양측 회사는 “판결문을 받아본뒤 항소 등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