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한류에 열광하는 여성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에 이어 K-패션을 선망하는 남성 유커까지 지난 춘제 기간 동안 한국을 대거 찾으면서 백화점업계의 춘제 매출이 전년대비 세자릿수나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성 유커 쇼핑객의 증가는 백화점 전체 매출 신장은 물론 그동안 국내 장기 불황으로 침체됐던 남성 패션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이 1월 31일부터 지난 9일까지 은련카드 사용액을 기준으로 중국인 매출을 분석한 결과 지난 해 동기보다 12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현대백화점도 마찬가지로 20·30대 중국의 젊은 고객들이 앞다퉈 쇼핑에 가세하면서 1월 31일부터 지난 6일까지 중국인 매출은 165%나 급증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춘제 기간인 지난 1일부터 6일까지 평소보다 2.5~3배 정도 중국인 고객이 매장을 방문하면서 173.8%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이번 춘제 기간에는 남성 유커들의 패션 잡화 소비가 두드러졌다. 그동안 남성 유커들은 주로 롤렉스, 피아제, IWC, 보메 메르시에, 까르띠에, 오메가 등 초고가 수입 시계를 구입하기 위해 국내 백화점을 찾았으나 이번에는 솔리드옴므, 쌤소나이트, 빅토리녹스, 백패커스 브라운브레스 등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낮은 일반 패션·잡화 브랜드를 많이 찾은 것이 눈에 띄는 점이다.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및 무역센터점에 위치한 남성 잡화 프리미엄 편집숍 '로열마일'에서 중국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10% 늘었다. MCM의 경우 남성용 백팩 판매 증가에 따라 전체 매출에서 남성용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25%까지 늘어났다.
롯데백화점 역시 매장마다 남성용 쌤소나이트와 백패커스를 비롯해 본점의 영플라자의 스트리트 브랜드인 브라운브레스 등의 매출신장률이 30~60%에 달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남성 유커들은 한류 스타가 입은 패션, 잡화상품을 많이 찾는 경향이 있다"며 "동일 상품이 없는 경우에는 비슷한 콘셉트의 제품을 찾아서라도 구매하는 경향이 있으며 개성이 돋보이는 패션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젊은 여성들 뿐만 아니라 젊은 남성 유커까지 쇼핑 행렬에 가세하자 백화점업계는 앞으로 이들을 겨냥한 맞춤형 마케팅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부터 중국 최대 SNS채널인 웨이보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등 젊은 층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한국 브랜드를 선호하는 중국인들을 불러들이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