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거래소시장 갈수록 혼탁…속수무책

증권거래소 시장에서 지수가 횡보하면서 각종 불공정행위가 난무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KOSPI 200 종목에 편입되자마자 매매정지를 맞는 상장사가 있는가 하면 최대주주가 자본잠식 상태 공시 직전에 주식을 전량 처분하고 주요주주가 장기투자를 위해주식을 매입했다고 공시한 뒤 주가가 오르자 처분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게다가 개인주주가 주식을 조금만 사들여도 인수합병(M&A) 관련주라는 이유로무조건 급등하고 있으며 동물관련 전염병 수혜주라는 이유로 폭등하는 종목들도 부지기수다. ◆ 최대주주.주요주주들의 이상한 행보 상장사의 실제 주인에 해당되는 최대주주와 주요주주들의 석연치 않은 행보로개인투자자들이 적지 않은 피해를 보고 있다. 금호종금의 개인주주 S씨는 지난 2일 "장기투자 목적으로 이 회사 지분 6.10%를사들였다"고 공시한 뒤 주가가 상한가로 오르자 당일 바로 모든 지분을 처분했다. S씨가 주식을 처분한 사실이 알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주가는 다음 영업일인 5일에도 상한가로 뛰었고 그 다음 영업일 6일에도 상한가를 유지하던 중에 S씨는 "일부세력에 의해 선의의 개인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어 주식을 매각했다"고 공시했고 주가는 곧바로 폭락했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지난 4월말에 S씨는 친인척 지분을 포함해 5%를 확보했는데도 신고하지 않아 규정을 위반했다"면서 "특히 지난 2일 장기투자 목적을 위해 주식을 매입했다고 공시한 뒤 주가가 오르자 곧바로 매각했다는 점이 석연치 않다"고설명했다. 지난달에는 상장사인 광덕물산의 최대주주가 전액 자본잠식 사유로 회사가 매매거래정지 선고를 받기 직전에 지분을 모두 처분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광덕물산의 최대주주 Y씨는 지난 5월31일 장외에서 개인 최대주주 K씨로부터 6. 23%의 지분을 사들인 뒤 회사측의 신사업공시로 주가가 급등하자 지난달 8∼9일 장내에서 이 지분을 모두 처분했다. 이어 광덕물산은 6월10일 자진공시를 통해 자본잠식 상태라고 공표했고 거래소는 이날 오후 2시4분께 매매거래 정지 조치를 취했으며 지난달 28일부터 상장폐지절차에 들어갔다. ◆ 자본 전액잠식 상장사가 KODPI 200 편입 지난달 11일에는 대림수산[003960]이 주요 투자지표인 KODPI 200에 편입되는 첫날에 바로 자본 전액잠식으로 매매거래가 정지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전날 이 종목은 불량 만두의 대체 식품이라는 이유로 10.37%가 올랐으며 거래량도 급증해 296만주를 기록하기도 했다. 증권거래소는 거래량과 시가총액만으로 KOSPI 200 편입 여부를 판단하는데 따른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거래소는 내년부터 KOSPI 200 편입기준으로 재무건전성을 추가한다는계획이지만 해당 회사가 분식회계를 할 경우에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올초에는 대호, 중앙제지, 동아정기, 모디아(코스닥기업) 등 4개 기업이 주금을허위로 납입해 1만5천여명이 490억원의 피해를 보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증권거래소가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거래소는 처음 상장단계에서는 심사를 하고 있으나 그이후에는 기업이 어떤 상태인지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면서"앞으로도 같은 유형의 사건이 반복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테마를 핑계로한 투기.작전 의혹 지난 7일 거래소에서는 태국 등에서 조류독감이 재발했다는 이유로 한성기업,오양수산, 신라교역. 동원수산이 가격제한폭까지 폭등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조류독감이 아시아 전 지역으로 확산될 지 여부가 불확실한데다 설사 국내에 조류독감이 상륙한다해도 수산업계가 얻게 될 반사 이익은 거의없다고 밝혔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조류독감과 수산기업과의 관련성은 희박하며 논평할가치조차 없다"고 말했다. 수산주는 최근 한달여동안 불량만두, 각종 전염병 소식과 함께 급등락하고 있어거래소 등이 불공정 행위 개입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그 결과가 나오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리기 때문에 수산주들의 비정상적인 흐름을 막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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