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임금체계 개편, 패키지딜로 풀자

장홍근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 수석전문위원


대법원 전원합의체 통상임금 관련 판결의 여파가 계속되고 있다. 이번 통상임금 논란은 구조적으로 우리 임금체계의 문제에 기인한다. 우리나라 기업의 임금구조는 복잡하고 기능성 측면에서 문제가 많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임금체계를 단순화하고 합리적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데는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하지만 세부 내용으로 들어가면 노사의 이해가 첨예하게 엇갈려 쉽사리 해법을 찾기 어렵다. 그대로 둘 경우 현장에서는 노사 간 지루한 교섭과 갈등이 이어질 게 뻔하다. 기업을 넘어 사회적 수준에서의 타협이 필요한 이유다. 하지만 임금체계만 가지고 타협에 이르기는 어렵다. 더 확장된 대화와 타협의 장을 통해 해결하는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고용노동시스템 혁신의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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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하고 비효율적인 임금체계는 장시간 노동, 불안정한 고용 등과 함께 우리의 낡은 고용노동시스템을 구성하는 한 축이다. 개혁의 방향은 분명하다. 근로시간을 줄여 일과 생활의 균형을 회복하고 복잡한 임금체계는 합리적이고 단순하게 개편해야 하며 고령화에 따른 사회적 부담을 덜기 위해 더욱 많은 사람이 오래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짧게 일하면서 인간적 삶을 누리는 새로운 맞벌이 모델이 자리 잡게 해야 한다.

문제는 누가 어떻게 하는가다. 사회경제 주체들이 임금체계와 근로시간·정년연장 등의 여러 의제를 대화 테이블에 올려놓고 패키지딜을 하는 것이다. 사회안전망의 확충, 고용의 양적 확대와 질적 개선을 위한 협력도 필요하다. 이런 의제들은 하나하나 분리해서 보면 갈등적 이슈지만 통합적으로 보면 우리 고용노동시스템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사안들이기도 하다. 노사정 간의 진지한 사회적 대화와 패키지딜을 통한 대타협만이 고용노동 패러다임의 전환을 가져올 수 있다. 고용선진국들의 경험이 주는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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