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도시에서 집값이 크게 치솟아 저소득층뿐 아니라 사무직 중산층까지 내집 마련의 꿈에서 멀어지고 있다.
플로리다주 디어필드 비치의 부동산 애널리스트 잭 매커비는 "미국민 과반수가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감당할 수 없게 됐다"며 "많은 사람들이 보금자리에 수입의 50% 이상을 쏟아부어 저축이나 여가비도 모자라게 됐다"고 지적했다.
플로리다주에서 대학 조교수로 채용돼 최근 이사한 김소영씨는 시카고의 친구들로부터 "지금 아파트보다 두배쯤 되는 주택에서 살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그러나 김씨 부부는 집값 예산을 최고 30만달러(3억원)까지 무리해 잡았지만 작은 단층 주택조차 구할 수 없었다. 이들은 수없이 인터넷을 뒤지고 발품을 팔았으나결국 다시 아파트로 들어갔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상당수 주택가격이 근로자들의 수입보다도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어 수도 워싱턴D.C와 로드아일랜드주, 플로리다주, 네바다주, 캘리포니아주 등미 전역에 걸쳐 집을 마련하지 못할 처지로 떨어지는 가구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는 오랫동안 최악의 상황을 겪어왔다. 캘리포니아공인중개사협회(CAR)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중간값의 주택을 구매할 수 있는 소득수준을 가진 가정은 17%에 불과했다.
5월 집계에 따르면 중급 주택가격은 다른 주의 두배도 넘는 52만2천590달러였고,이런 집을 모기지(부동산저당대출)로 사기 위해서는 월 3천67달러를 납입해야 한다.
연소득이 최소 12만2천700달러는 돼야 이런 대출 자격을 얻을 수 있다.
플로리다의 사정도 마찬가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따르면 플로리다 가정의 연소득 평균 4만4천달러는 지난해 중간값 주택 구입을 위해 필요한 소득보다 26%나 부족하다.
물론 내집 마련이 더 쉬운 도시도 많다. 보통 가정의 연소득은 5만6천323달러로,이는 가격이 18만8천800달러인 중급 주택을 마련하는 데 필요한 소득의 133%이다.
이정도 소득이면 25만900달러 짜리 집을 살 수도 있다.
그러나 수년간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며 최고가를 기록해온 주택들이 비싼 이유는 오로지 하나 `위치'다.
터무니없는 집값으로 유명한 도시들은 샌프란시스코, 호놀룰루, 웨스트 팜 비치등 해안가에 위치해 있는 따뜻한 도시거나 뉴욕, 보스턴 등 동부의 중심 도시들.
일부 구매자들은 이렇게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뚫고 내집마련의 꿈을 이루기 위해 위험부담이 큰 새로운 조건의 모기지에 의존하기도 한다.
레슬리 애플튼-영 CAR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첫 주택 구매자에게는 정말 어려운시기"라며 일부 주택구입 희망자들이 몇달에서 몇년간 이자만 무는 변동금리부 모기지나 납입기간을 10년 늘린 40년짜리 저당대출을 받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웨스트 팜 비치<美플로리다주>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