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중일 바둑영웅전] 루이의 비상 수단

이 바둑은 해프닝으로 얼룩진 이상한 바둑이었다. 그 해프닝의 전말은 차차 나올 것이다. 원래 ‘큰 승부에 명국 없다’는 말이 있거니와 황금과 명예가 걸린 중대한 승부에는 대국 당사자의 거친 호흡이 기묘한 영향을 끼치곤 한다. 투지 과잉이 조급한 작전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필승의 신념이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나타나기도 한다. 명국과는 거리가 먼 얼룩투성이의 바둑으로 큰 타이틀이 왔다갔다하는 것이다. 서반의 주도권은 조훈현의 것이었다. 흑33으로 지키지 않을 수 없을 때 34로 습격을 당해 루이가 일방적으로 쫓기고 있다. 이 습격이 싫다고 참고도의 흑1, 3으로 하변을 지키면 백4, 6으로 우변의 흑이 호되게 시달릴 것 이니 더욱 괴로울 것이다. 흑37, 39는 루이의 비상수단. 평범한 행마로는 난국을 타개할 수 없다고 보고 패를 획책한 것. 검토실에는 루이9단의 남편 장주주9단이 일찌감치 나와 아내의 바둑을 모니터로 지켜보고 있었고 기사실의 터줏대감인 윤기현9단도 나와 있었다. 2년간 3번기로 치러졌던 국수전 결승은 5번기로 환원돼 있었고….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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