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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라인’돌풍에 노출의 계절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몸매를 유지하고 예뻐질 수 있는 뷰티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른바 번거로운 것을 싫어하는 현대인을 뜻하는 ‘귀차니스트’용 상품들이다. 로봇청소기, 걸레용신발 등 생활용품 뿐 아니라 ‘뼈를 깎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한 다이어트ㆍ미용용품에도 ‘귀차니즘 바람’이 불고 있는 것. 18일 업계에 따르면 헬스, 요가 등 운동을 하지 않고 기구 위에 서 있기만 하면 저절로 살이 빠지는 ‘진동 다이어트기’가 큰 인기다. 1분에 최대 1,300회까지 떨리는 강력한 진동효과로 유산소 운동이 가능하다는 것. CJ홈쇼핑은 지난 5월부터 ‘이지 슬리머’를 판매, 한시간 방송에 3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등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입고 있기만 해도 살이 빠지는 보정용 속옷, 다리와 뱃살을 날씬하게 만들어 주는 보정용 ‘압박 스타킹’도 홈쇼핑 등에서 날개 돋친 듯이 팔리고 있다. 몸에 바르거나 붙이기만 해도 날씬해지는 바디 슬리밍 제품도 인기다. 인터파크 뷰티팀 김재중 팀장은 “로레알의 ‘바디엑스퍼티즈 퍼펙트 슬림’과 ‘퍼펙트 슬림 패치’의 판매량이 6월 들어 전달보다 두 배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44사이즈’가 젊은 여성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면서 ‘개미허리’를 만들기 위한 이색 상품들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개미허리용 방석’은 G마켓에서만 지난 달에 800여개가 팔렸다. 디앤샵에서는 누워서 TV를 보며 배 위에 올려놓고 문질러주기만 해도 다이어트 효과가 있는 ‘다이어트 초장볼’이 월평균 2,000여개가 팔리고 있다. 또 최근 유행하고 있는 ‘마사이 워킹’(체중을 발에 실어 군살제거에 효과적인 아프리카 마사이족들의 워킹법)을 위한 ‘다이어트 슬리퍼’도 인기다. 간편하게 ‘어려보이는 얼굴’을 만들 수 있는 화장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근 출시된 엔프라니의 ‘올 나잇 솔루션’은 따로 마사지를 할 필요 없이 바르고 잠들면 피부 재생효과를 얻을 수 있는 초간편 팩 제품이다. 이니스프리 허브스테이션에서도 잠들 때 바르는 ‘라벤더 슬리핑 마스크’를 내 놓았다. 남성화장품 중에는 귀차니스트를 겨냥한 제품이 유독 많다. 아모레퍼시픽의 ‘오딧세이 스포츠’, 애경의 ‘포튠 화이트포스’등 남성 신제품 대부분이 한번만 발라도 미백, 주름, 자외선이 동시에 해결되는 다기능성 제품이다. 임중식 아모레퍼시픽 남성브랜드 매니저는 “최근 들어 남성들이 화장품에 관심을 갖게 됐지만 여전히 화장품 바르는 걸 귀찮아 하는 남성들이 많아 다기능성 제품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현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상품의 실질적인 효능은 떨어지면서 이색적인 아이디어만 강조될 경우 귀차니즘 상품은 유행을 이용한 얄팍한 상술에 그칠 소지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