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경기지표로 활용되는 어음부도와 폐업신고간의 괴리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어음부도 업체는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98년 2만2,828개를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 2006년에는 2,529개까지 줄었다. 어음부도 업체는 매년 사상 최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반면 폐업신고는 정반대이다. 법인 폐업의 경우 97년 9,812개에서 2005년에는 4만1,761개로 급증했다. 2005년 개인 폐업신고는 무려 75만3,994건에 달했다. 어음지표는 경기호전 신호를, 폐업신고는 정반대로 부진 신호를 보내고 있는 셈이다. 이는 어음 사용량이 감소하면서 부도업체가 자연스럽게 줄어들어 경기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에 빚어진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부도업체 줄고 폐업 늘고=어음부도 업체는 98년 2만2,828개를 정점으로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어음부도 업체 수는 ▦2004년 4,445개 ▦2005년 3,416개 등이다. 이 수치만 놓고 보면 경기여건이 상당히 개선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반대로 법인 폐업신고 업체 수는 97년 9,812개에서 98년 2만552개으로 늘었고 다시 99년 2만7,000여개, 2002년 3만1,000여개로 증가했다. 특히 2005년에는 4만1,761개로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세청은 이와 관련, “최근 들어 폐업자가 증가한 데는 실제 가동 여부를 확인, 서류를 일제 점검한 원인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민간경제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외환위기 전후보다 법인 폐업자가 평균 2배가량 많고 증가 추세가 계속되고 있는 데는 경기부진이 반영돼 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개인 음식점 12만개 문 닫아=2005년 폐업신고를 원인별로 보면 ▦사업부진 1만7,385개 ▦기타 2만2,146개 등이다. 사실 기타는 사유를 기재하지 않은 것이 대부분으로 상당수는 사업부진이 원인이라고 봐야 한다는 게 신고를 접수한 일선세무서의 설명이다. 사업부진으로 인한 폐업은 제조업 4,146개, 도매업 4,892개 등으로 나타나 제조ㆍ도매업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비해 개인사업자는 음식점에서 문을 닫는 경우가 많다. 2005년 개인 폐업 75만3,994건 중 사업부진이 원인인 폐업은 43만7,386건이다. 업종별 사업부진 폐업 신고 현황을 보면 음식점이 12만7,491개로 가장 많았고 소매업이 9만1,000개로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