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열기 시들… 찻잔속 태풍 되나

후강퉁 시행 1주일

첫날만 한도 소진 후 거래 줄어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지적도


중국 상하이와 홍콩 간의 주식 교차거래 제도인 후강퉁이 시행 일주일을 맞았지만 식어버린 열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상하이A주에 투자할 수 있는 일일한도(130억위안)는 거래 첫날인 17일에만 모두 소진됐을 뿐 이후 거래가 크게 줄었다. 당초 시장의 기대와 달리 후강퉁의 효과가 빠른 속도로 사라지자 증권업계에서는 후강퉁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자조 섞인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와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후구퉁을 통한 상하이A주 매수금액은 거래 첫날인 17일 120억8,200만위안을 기록한 후 4일 연속 급감했다. 매수금액은 거래 이틀째인 지난 18일 49억4,400만위안으로 전날 대비 59.07% 줄었고 19일 26억7,000만위안, 20일 23억1,000만위안으로 하향 곡선을 그렸다. 상하이A주에 투자할 수 있는 일일 한도도 17일에는 모두 소진됐지만 전날에는 18%밖에 채우지 못하는 등 10~30% 사이를 오가고 있다. 국내 투자자 역시 거래 첫날 증권사를 통해 150억원 안팎의 A주를 사들였지만 이후 거래대금이 크게 줄었다. 당초 기대와 달리 국내 투자자의 후강퉁 거래대금이 크게 늘지 않자 국내 대다수 증권사는 18일부터 거래대금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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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전문가들은 후강퉁의 기대감이 그동안 지나치게 부풀려졌다고 지적한다. 조연정 현대증권 해외상품부 팀장은 "중국 주식시장이 열광할 만한 시장인지 냉정하게 짚어볼 필요가 있다"면서 "중국의 자본시장 개방 논의는 과거부터 진행된 것인데 마치 후강퉁만 시행되면 투자자금이 한꺼번에 몰릴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졌던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중국시장도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기업 실적전망, 기업정보의 투명한 공개, 수급 상황 등 여러 요인을 따져 투자해야 한다는 얘기다. 조 팀장은 "후강퉁이 초반부터 비이성적으로 과열되는 것보다 지금처럼 차분하게 시작하는 게 투자자에게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국은 상장사들이라도 회계기준이 국제기준을 따라가지 못하는 곳들이 많다"면서 "내 계좌의 돈을 직접 투자하는 만큼 중국 기업 정보를 쉽고 빠르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하는데 모두 중국어로 돼 있어 투자 결정을 내리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 팀장은 "중국은 2007년 5조원이나 몰렸던 인사이트펀드가 큰 손실을 내 국내 투자자에게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면서 "대문이 열려 있다고 쉽게 들어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후강퉁은 장기적인 증시 개방 측면에서 긍정적인 만큼 좀 더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홍매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후강퉁 시작 이후 증시 흐름이나 거래대금이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이 사실이지만 중국 정부가 지향하는 자본시장의 개방과 위안화 국제화를 감안하면 단발적인 이벤트가 아닌 긴 호흡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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