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심층진단/퇴출금융사 임직원에 손배소] 찬성-예금보험공사 박시호

특히 엄청난 규모의 국민 부담을 초래하게 된 금융기관의 부실화가 국제금융환경 등 외부요인 뿐만 아니라 금융기관 대주주 및 임직원들의 위법·위규 업무 취급 때문에 발생했다는 판단 하에 이미 언론을 통해 보도된 것처럼 퇴출 금융기관의 대주주 및 임직원 등 700여명에 대하여 약 5조4,0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를 추진하게 되었다.철저한 책임추궁을 위해 특별법 제정을 통해 부실관련자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자는 여론도 있었으나 금융산업에 지나친 충격을 주지않도록 현행법을 근거로 손해배상청구 등 자금회수업무를 추진중이다. 특히 부실원인조사 및 사후조치과정에서 부실금융기관 임직원 등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는 결코 「부실=책임」이라는 마구잡이식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판단 아래 ▲부실이 이루어지기까지의 의사결정과정 ▲관련법령의 위반여부 ▲실제 손실발생 여부 등 일련의 손해배상청구의 법적 요건을 면밀히 검토하여 관련 소송을 청구하고 있다. 또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국내 유수의 법무법인과 고문변호사들의 자문을 거쳐 손해배상청구기준을 정했는 바, 배상청구 대상은 종합금융회사에 관한 법률 등 관련법 위반이나 내부규정 또는 지침을 위반한 행위에 국한하고 있다. 따라서 법에 정한 동일인 여신한도를 초과 취급하였거나, 무담보어음 매출업무 위규취급, 횡령, 사업비 불법인출 등이 손해배상청구대상에 해당되며 단순한 심사결정이나 투자판단 착오 등의 정책오류에 대해서는 법적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다. 금융사 부실의 실제 책임이 있는 대주주 및 부당업무 집행지시자에 대해서도 법상·사실상의 제한(주식회사 주주의 경우 유한책임원칙, 직접적 증거확보의 어려움)이 있기는 하지만 경영에 부당하게 관여해 손실을 초래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에는 예외없이 손해배상청구 등 엄격한 법적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단 한사람이라도 억울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퇴출 금융기관 부실관련자 전원에 대하여 소명안내문을 발송, 현재 소명절차를 밟고 있고, 조사 및 책임추궁과정이 자칫하면 현재 영업중인 금융사 임직원들의 금융거래업무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어 서울 및 지방도시에서 9차례에 걸쳐 책임추궁의 대상과 범위 등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했다. 우리보다 먼저 금융위기를 겪은 미국의 경우에도 지난 80년대 저축대부조합(S&L)의 대량도산에 따라 재정자금을 지원한 후 부실책임을 규명하기 위해 「금융기관 개혁, 구제 및 규제강화법(FIRREA) 및 은행자금집행법(BFPA)」이라는 특별법까지 제정하여 부실책임에 대한 철저한 추궁을 실시했다. 이 결과, 컨티넨탈 일리노이은행이 도산된 뒤 FDIC(미국연방예금보험공사)가 이 은행의 이사와 간부에 대해 1억8,000만 달러의 소송을 제기하여 8,800만 달러를 회수한 사례가 있다. 일본도 예금보험법을 근거로 예금보험기구에 특별조사권을 부여, 채무자나 관련장소에 대한 임점검사, 수사당국과의 제휴 등을 가능케 하고 있다. 최근 경영파탄에 직면했던 일본장기신용은행의 전직 경영진 15명에 대해 127억엔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예금공사는 앞으로도 금융기관 부실에 책임이 있는 것으로 밝혀질 경우에는 어느 누구라도 법적조치를 취할 예정이며 부실관련자들의 은닉재산에 대해서도 상시 추적체제를 갖추고 철저한 책임추궁을 통해 금융 구조조정과정에서 투입된 막대한 국민세금을 회수하는데 최선을 다하고자 하며, 이번 기회에 금융기관의 책임경영 체제확립을 통한 금융선진화에 기여하고자 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