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0일 방카슈랑스(은행창구를 통한 보험상품 판매) 시행을 앞두고 은행권이 고객정보를 보험사에 넘기도록 한 감독규정에 반발, 방카슈랑스 영업 자체를 보이콧하겠다고 나서 파장이 일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26일 “금융감독원이 최근 배포한 `방카슈랑스 업무처리 매뉴얼`에 은행을 통해 보험에 가입한 고객들의 신상 정보를 모두 보험사에 넘겨주도록 명시돼 있다”며 “프라이빗뱅킹(PB)과 대출영업에서 경쟁관계인 보험회사로 고객 정보가 대거 빠져나갈 경우 은행이 큰 타격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방카슈랑스 관련 규정에 따르면 방카슈랑스 영업을 통해 얻은 고객정보는 보험사들만이 이용할 수 있고 은행들은 이 정보를 따로 이용할 수 없도록 돼 있다.
이에 대해 은행들은 이날 오전 은행회관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매뉴얼`이 수정되지 않을 경우 방카슈랑스 영업 자체를 집단 거부한다는 방침에 합의, 27일 금융감독원에서 열리는 방카슈랑스 제도 설명회에서 재검토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곧바로 단체행동 일정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에대해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은행은 보험사의 판매 대리점일 뿐”이라며 “은행이 자신의 창구에서 판매한 고객정보를 100% 소유하겠다고 요구하는 것은 전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말해 은행들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객들의 기본적인 신상정보만 있으면 고객의 신용도 등은 신용정보기관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파악이 가능한 만큼 은행의 모든 정보를 가져가는 것과 다름 없다”며 “무리하게 은행이 손해를 보면서 까지 방카슈랑스를 추진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김홍길기자,조의준기자 joyjun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