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를 두고 ‘베터(better)’는 있어도 ‘베스트(best)’는 없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그 만큼 고객에게 ‘이 정도면 됐다’고 평가받을 만큼 서비스를 하기가 정말 어렵다는 얘기다. 다시 말해, 흔히들 고객감동 서비스라 하지만 그 말을 하기는 쉬워도 실행에 옮기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나는 축구와 골프를 좋아한다. 왜냐하면 축구는 젊음의 열정과 에너지를 샘솟게 해주고 골프는 지인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골프를 잘 치지는 못하지만 필드에 있을 때 항상 느끼는 것은 함께하는 사람들과 궁합이 맞아야 즐겁다는 점이다. 궁합이 맞지 않으면 같이 운동하는 시간 동안 매우 곤혹스럽고 시간이 잘 안 간다는 생각이 종종 든다.
골프장에는 경기를 잘할 수 있게 도와주는 캐디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캐디가 하는 일이 많지 않다고 생각하겠지만 캐디는 기분 좋게 경기를 할 수 있게 만드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소위 ‘코드’가 맞지 않으면 라운드가 끝날 때까지 고객과 캐디 모두 피곤한 운동이 또한 골프이기도 하다.
이는 캐디의 서비스 숙련도나 전문성의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한마디로 서비스에도 궁합이 있는 것이다. 서비스에 무슨 궁합이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분명 서비스에도 사랑과 정성이 담겨 있어야 한다.
얼마 전 우연히 ‘사랑만한 음식 없고 정성만한 양념 없다’는 책을 보게 됐다. 이 책은 유명한 작가가 쓴 책이 아니라 ‘용수산’이라는 음식점을 창업해 성공한 최상옥 할머니가 쓴 책 이름이다.
제목에 이끌려 책도 읽어보았고 그 음식점에 손님으로 방문한 적도 있다. 책 내용이나 서비스에서 이를 제목으로 택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손님에 대한 ‘관심’과 ‘정성’은 비단 음식점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닌데도 그 말이 가슴에 와닿고 오래도록 깊은 인상을 남겼다. 즉 사랑과 정성이 기반된 서비스가 고객과의 궁합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