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하이투자증권, 회사채 인수 다크호스로

현대중공업서 잇단 자금 조달… 영향력 급속 확대


올 들어 현대중공업그룹의 자금 조달이 잇따르면서 계열 증권사인 하이투자증권이 회사채 인수시장에서 다크호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룹이 올 들어 회사채 발행과 기업공개(IPO)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협상력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은 올해 회사채 발행시장에서 8,766억원어치를 주관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회사채 발행 주관 금액 1,950억원에 비해 350%나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회사채 발행 주관 순위도 지난해 25위에서 올해 12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주목할 점은 하이투자증권의 회사채 인수 주관 금액의 40% 이상이 SK그룹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SK그룹 계열사에서 발행한 회사채(4조1,400억원) 중 불과 650억원어치만을 인수했지만 올해는 SK케미칼∙SK건설 등을 맡으면서 총 3,600억원으로 5배나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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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에서는 회사채 인수시장에서 하이투자증권의 부상에 대해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들의 최근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에 적극적으로 나선 데다 시가총액 7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현대오일뱅크의 IPO가 대기하면서 계열 증권사인 하이투자증권의 파워가 세졌다는 분석이다.

은행이나 그룹 계열 증권사들의 경우 주관사 선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다른 증권사도 자신이 속한 그룹 계열사에서 회사채 등을 발행할 때 이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이른바 '회사채 주고받기(바터)'가 일어날 수 있는 개연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실제로 SK그룹 계열 증권사인 SK증권은 올해 총 세 차례 현대중공업그룹의 회사채 발행에 참여해 전체의 25%에 해당하는 3,700억원어치를 주관∙인수했다.

한 투자은행(IB) 업계의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렇다 할 인수 실적을 내지 못했던 하이투자증권이 올 들어 SK케미칼∙SK건설 등의 대표주관을 맡게 된 것은 지난해 말부터 현대중공업그룹의 회사채 발행이나 상장 작업이 본격화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며 "잘나가는 형님 덕에 잘나가는 증권사가 또 하나 늘었다"고 지적했다.


서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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