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론스타, 외환은행 매각 어디로 가나

이달말 계약시한 연장 무난할듯…"HSBC와 매각협상 계속" 입장 고수속…투자금 先회수등 계약 무산 대비 움직임도…금융委 "조속한 해결방안 찾을것"…결정 주목


론스타와 HSBC가 지난해 9월 체결한 외환은행 매매계약의 시한이 이달 말 종료됨에 따라 계약연장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단 양측은 매각협상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론스타와 HSBC는 “매각협상의 중단은 없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리처드 웨커 외환은행장은 “우리는 ‘빅딜(big deal)’을 계속하길 원한다”며 “매각시한이 4월 말이기 때문에 계약연장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웨커 행장은 “외환은행이 세계적인 금융회사에 인수되는 것 자체가 고객과 은행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한국 금융시장이 경쟁력을 갖게 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HSBC도 매각협상이 큰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따라서 양측의 입장에 변함이 없는 만큼 매각시한 연장은 무난하다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하지만 매매계약을 체결한 지 8개월이나 지났기 때문에 연장되는 기간이 그리 길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지난 2005년 론스타와 국민은행 간의 계약 때와 마찬가지로 시한을 2개월가량 연장한 뒤 정부의 결정을 기다릴 것으로 보인다. ◇계약 무산에 대비한 움직임도 보여=HSBC와 론스타가 계약 무산에 대비하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론스타는 외환은행을 제외하고 한국 내 마지막 자산이었던 카드 부실채권(NPL)을 모두 정리했다. 또 외환은행 주주총회에서 ‘분기배당제’를 통과시켜 사실상 연내 투자자금의 대부분을 회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외환은행 매각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지 않아 론스타가 분기배당을 통해 투자원금을 회수한 후 여러 투자자에게 블록세일(대량매매) 형태로 지분을 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HSBC도 올 상반기 중 외환은행 인수가 어려울 경우 국내 영업망 확장을 위해 다른 국내 은행의 지분 인수를 타진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한국HSBC의 단독 법인설립 가능성도 제기된다. HSBC의 한 고위관계자는 “외환은행을 인수하면 외환은행의 독자경영을 인정하면서 한국HSBC도 지점 형태가 아닌 별도의 법인 형태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종 결정은 금융위원회 손에=전광우 금융위원장은 23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외환은행 매각 문제를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가장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 위원장은 “지난 정부가 법적인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아무것도 못한다는 수동적인 자세였지만 우리는 국내 금융시장의 발전, 국제 금융사회에 주는 신호, 금융중심지 조성 과제 등을 감안해 가능한 이른 시일 안에 풀 수 있는 방안을 찾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형태로든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지 않겠느냐”며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법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것이 1차적인데 금융위 차원에서 계기를 찾는 것은 제한적이며 법적인 것은 법원과 검찰이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외환은행을 둘러싼 재판이 끝날 때까지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을 승인할 수 없다는 기존의 입장에서 벗어나 법원에 신속한 재판 진행을 요청하는 등 정부 차원의 조속한 해결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방안은 제시되지 못해 매각 장기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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