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최근 공식일정을 갑자기 대폭 줄이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 대통령은 23일 당초 예정됐던 중소기업특별위원회 회의 및 산업공단 현장방문 일정을 내년 1월께로 미룬 데 이어 24일 한완상 신임 한국적십자사 총재 면담일정도 연기했다.
이에 앞서 노 대통령은 지난 22일 공식 일정을 잡지 않은 채 하루를 보냈으며 20일 청와대 수석ㆍ보좌관회의에서도 내년 국정운영 방향과 관련한 고민의 일단을 참모들에게 설명한 뒤 10여분 만에 자리를 떴다. 이날 수석ㆍ보좌관회의는 김우식 비서실장이 주재했다.
그동안 노 대통령은 월요일 수석ㆍ보좌관회의는 대부분 직접 주재해왔다. 21일 국무회의 주재도 이해찬 총리에게 맡겼었다.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은 이와 관련, “잇단 해외순방으로 밀린 국내 업무가 많은 데다 내년도 국정 구상 등을 위해 연기가 가능한 일정은 내년으로 미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노 대통령은 적어도 올 연말까지 공식ㆍ비공식 일정을 하루 평균 1건 이하로 줄일 방침이다.
노 대통령은 해외순방 전에는 공식일정만 하루 평균 2~3건을 소화하는 강행군을 해왔다. 노 대통령은 연말까지 공식ㆍ비공식 일정을 줄이는 대신 해외순방 이후 쌓여있는 부처별 업무보고 및 보고서 등을 처리하는 동시에 내년 1월 연두회견에 담을 국정운영 구상을 다듬을 예정이다.
김 대변인은 그러나 노 대통령의 건강이상 또는 경호상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일부의 지적에 대해 “전혀 사실 아니다”며 “노 대통령의 건강은 아주 좋다”고 부인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앞으로 해외순방 기간과 국가 수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최근 이해찬 총리에게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찬 총리는 22일 내년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ㆍ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개최 준비위원회 2차 회의에 참석, “(노 대통령이) 올 하반기에는 남미순방과 유럽ㆍAPEC 등 정상외교로 매우 바빴는데 방문국 숫자가 너무 많았다”며 “(내년에는) 방문국 숫자를 줄이면 좋겠다는 (노 대통령의) 말씀이 있으셨다. 외교부에서는 참조해서 계획을 잘 세워달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