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를 인수해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완성할 생각입니다. 이를 통해 새마을금고를 '한국의 도이체방크'로 만들겠습니다."
최근 연임에 성공한 신종백(사진)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은 9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재임기간 중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할 사업 부문으로 '증권사 인수'를 꼽았다.
신 회장은 지난 2010년 첫 취임 이후 이미 카드사업 진출, MG손해보험(그린화재) 및 한신평신용정보 인수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힘을 써왔다. "지금까지 구축해놓은 포트폴리오에 100% 만족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그만큼 "아직 배가 고프다"는 뜻이다.
신 회장은 "구체적으로 발표할 단계는 아니지만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등장한 증권사를 관심 있게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M&A 시장에 나온 10여개의 증권사 매물 중 새마을금고중앙회는 현대증권과 대우증권·동양증권 등의 유력 인수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해 자산 100조원을 처음으로 돌파한 새마을금고가 이제는 2금융권을 넘어선 조직과 자산규모를 갖춰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중은행 인수 역시 새마을금고의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이미 2011년 MBK파트너스와 우리은행 인수에 한 차례 나선 바 있는 신 회장은 최근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작업과 관련해 "지금 너무 앞서갈 수 있는 입장은 아니지만 예전에 한번 시도했기 때문에 (우리은행에) 전혀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나타냈다.
신 회장은 "새마을금고의 소매금융과 시중은행의 도매금융이 결합하면 국내 금융시장에서 새로운 지평의 금융 서비스와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새마을금고가 한국의 도이체방크가 되는 날을 꿈꾼다"고 말했다.
협동조합을 모태로 출발해 이제는 유럽 최대 규모의 투자은행으로 성장한 도이체방크 사례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신 회장은 이미 수년 전 연구팀을 이끌고 독일을 다녀오기도 했다.
그만큼 시중은행 인수에 대한 신 회장의 의지가 확고하다는 방증이다.
2012년 말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재무적투자자로 참여해 인수에 성공한 MG손해보험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신 회장은 "간판교체 및 외부인력 영입 등 초기 투자비용 때문에 MG손해보험 결산에서 250억원가량의 손실이 발생했다"면서도 "새마을금고는 적정 횟수 이상을 거래하는 진성회원 숫자가 700만~800만명에 달할 만큼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고 이를 활용하면 2~3년 뒤 손보업계에서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논의가 진행 중인 금융감독체계 개편과 관련해 신 회장은 '서민금융 축소 가능성'을 언급하며 우려를 나타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관리·감독을 받는 여타 금융사들과 달리 현재 새마을금고는 안전행정부 관할이다.
신 회장은 "시중은행과 같은 기준으로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이나 연체율 등을 관리한다면 새마을금고 거래고객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5등급 이하 저신용자들 대부분이 대부업체나 비제도권 금융기관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