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중국고섬, 이젠 입을 열어라

증권부 이준희기자 중국고섬이 우리나라 증시에 상장한 지도 석 달이 다 돼 간다. 상장 초기만 하더라도 국내 투자자들의 집중 조명을 받았지만 그 열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중국고섬은 국내 증시에서 상장된지 37일만에 문제가 발생해 현재 17일째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다음달 이맘때 쯤이면 중국고섬이 우리 증시에서 거래된 날보다는 거래정지된 날이 더 많을 지도 모른다. 상황이 이렇게 달라지면서 차오샹빈 중국고섬 대표의 마음도 편치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수많은 투자자들이 차오상빈 대표의 얼굴만 쳐다보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중국고섬으로서도 이제는 생각을 달리해야 한다. 차오샹빈 대표는 지난해 12월 증시 상장에 앞서 한국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싱가포르 증시에서 얻은 신뢰를 바탕으로 한국 증시에서도 제대로 인정받고 싶다”고 누누이 강조했던 기억이 난다. 이를 믿고 많은 투자자들이 중국고섬의 주식을 샀다. 하지만 지금 그 신뢰는 ‘분노’로 바뀌어 버렸다. 거래가 멈춘 17일 동안 확인된 것이라고는 ‘자회사 예금에 문제가 있다’는 것과 이 기다림이 6월 혹은 그 이후까지 계속될 수 있다는 것뿐이다. 중국고섬 사태는 연합과기나 중국원양자원 등 다른 중국기업으로 인해 불거졌던 차이나 디스카운트 우려가 잠잠해지던 차에 발생했다. 중국기업과 관련해 연이어 불미스런 사태가 발생하면서 앞으로 우리나라 투자자들의 중국기업에 대한 신뢰가 언제 살아날지를 짐작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겨울 기자가 중국 현지에서 직접 눈으로 본 중국고섬은 적어도 실체가 있는 회사였다. 끊임없이 돌아가며 차별화 섬유를 생산하던 공장이 아직 눈에 선하다. 그 자리에서 차오샹빈 대표는 “2011년 말에는 세계 1위 기업이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설령 회사에 문제가 있다고 해도 그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면 거래정지 상태에 대해 떳떳하게 밝히고 앞으로 잘 해나가면 될 일이다. 어두운 방에서 극심한 공포를 느끼는 이유는 아무 것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중국고섬이 지금 할 일은 도대체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인지 속 시원히 밝히는 것이다. 우리나라 투자자들이 공포에서 벗어나 봄기운을 만끽할 수 있도록 말이다. /approac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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