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금리인상 속도 예상보다 빨라질듯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8일 현재 사상최저 수준인 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할 방침임을 시사했으나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보다 공격적인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인플레를 잡기 위해 더 공격적인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는 그린스펀 의장의이같은 발언을 둘러싸고 금리 인상 속도와 인상폭에 관심이 쏠리고 잇다. 금리인상이 예상보다 빨리 단행되거나 인상폭이 월가 예상치인 O.25% 포인트를웃돌 수도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그린스펀 의장은 이날 런던에서 열린 국제통화회의(IMC, International Monetary Conference)에서 위성으로 중계된 연설을 통해 먼저 금리정책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아직도 금리인상이 매우 "신중한 속도(measured pace)'로 단행돼야 한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금리인상 여부는 "경제와 금융시스템이 향후 몇개월내에 얼마나 금리인상을 수용할 수 있을지를 판단해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그러나 이 판단이 잘못된 것으로 판명될 경우 FOMC는 지속가능한 최대성장을 유지하고 물가를 안정시켜야 할 책임을 완수할 것이며 이를 위한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FOMC는 지난달 4일 정례회의에서도 많은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이 예상했던대로 46년만에 최저인 연 1%의 연방기금 금리 유지를 결정하면서 종전 성명에 반영됐던 "수용적 금리정책을 제거하는 데 인내심을 발휘할 수 있다"는 표현을 삭제했다. 미국 경제가 강한 성장세를 타고 있는 가운에 이같은 성명이 발표되자 당시 월가는 이것이 금리를 인상하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으로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FOMC가 오는 30일 회의에서 금리를 4년만에 처음으로 0.25% 포인트 인상한뒤 8월중 다시 0.25% 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그린스펀 의장의 이날 발언은 FRB가 지난해의 디플레이션 우려에서 벗어나 이제는 인플레이션 우려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로 인플레이션 가능성은 경제 지표상에서도 확인된다. 올들어 지난 4월까지 4개월간의 소비자 물가는 연율로 4.4%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전체의 상승률 1.9%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핵심 소비자 물가 역시 올들어 지금까지 3%의 상승률을 기록함으로써 지난해의 상승률 1.1%를 넘어섰다. 노동자들의 임금 역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그린스펀 의장은 "임금 인상을 기피하던 풍조가 올들어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기업들도 다소 정력적으로 직원채용을 다시 하고 있다"면서 "디플레이션 우려는 이제 사라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최근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고유가 현상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 합의조치로 다소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가격의 지속적인 오름세가 불안 요소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OPEC증산 발표가 나온뒤 하락세를 보이던 국제 원유가는 지난 7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전거래일에 비해 배럴당 17센트 상승한 38. 66달러로 마감됐다. 세계 수급상황이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에 따라 배럴당 37.90달러로까지 떨어졌던 유가는 서방 항공기를 대상으로 테러를 자행할 것이라는 알-카에다의 경고가 나오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그린스펀의 이날 발언에 대해 블룸버그 통신은 FRB와 시장이 디플레이션 우려에서 완전히 벗어나 이제 인플레이션 우려에 주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AFP.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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