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휴대폰 단말기시장 지각변동 예고

■ 팬택 SK텔레텍 인수<br>해외진출 본격화·SKT 지원땐 삼성전자 위협<br>SK는 단말기 제조업 접고 '통신서비스' 집중

휴대폰 단말기시장 지각변동 예고 ■ 팬택 SK텔레텍 인수해외진출 본격화·SKT 지원땐 삼성전자 위협SK는 단말기 제조업 접고 '통신서비스' 집중 SK텔레콤이 자회사인 SK텔레텍의 지분 60%를 3,000억원에 팬택앤큐리텔에 매각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향후 국내외 휴대폰시장에 일대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팬택계열은 당장 LG전자를 제치고 내수시장 2위로 올라설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잠재적 위협요소를 제거하고 순항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팬택으로서는 지난 2001년 현대큐리텔 인수를 능가하는 과감한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SK텔레콤 입장에서는 그동안 발목을 잡아온 단말기 규제에서 벗어나 팬택계열이라는 든든한 우호세력을 확보하고 해외진출에서도 협력을 모색할 수 있게 됐다. 더 나아가 지난번 소버린 사태에서 팬택계열이 SK그룹의 '백기사'를 자처하며 시작됐던 두 회사의 동맹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팬택, 내수ㆍ수출 날개 달았다=지난해부터 진행된 SK텔레텍의 몸집 불리기를 가장 견제한 업체 중 하나가 바로 팬택이었다. 올해 말 SK텔레텍의 내수물량제한이 풀리고 해외시장 진출이 본격화되면 팬택은 내수ㆍ수출 양면에서 적지않은 타격을 입을 형편이었다. 이미 세계 3ㆍ4위로 자리를 굳힌 삼성ㆍLG전자와는 달리 '글로벌 톱(Top) 5'로의 도약을 노리고 있는 팬택으로서는 SK텔레텍이 세계시장에서 경쟁자로 떠오르는 것이 적잖이 부담스러웠다. 국내시장에서도 2위 LG전자를 넘어서기 위한 획기적 드라이브가 필요한 상황이다. 팬택계열이 고급 이미지로 각인된 SK텔레텍의 '스카이(SKY)' 브랜드를 흡수하고 SK텔레콤의 전폭적 지원을 등에 업으면 1위 삼성전자와도 '해볼 만한' 싸움이 가능해진다. ◇SK그룹은 휴대폰제조업 포기=SK그룹은 최근까지도 SK텔레텍을 그룹의 주력 계열사로 키우겠다고 공언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매각결정은 다소 충격적이다. 그러나 세계 휴대폰시장에서 이른바 '빅6' 업체들의 지배력이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SK의 휴대폰사업 포기는 이미 예견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후발업체가 노키아ㆍ삼성전자ㆍ모토롤러ㆍLG전자처럼 매년 수천억~수조원대의 연구개발(R&D) 비용을 쏟아 붓는 글로벌 기업들과 숨가쁜 기술경쟁을 벌이기는 너무 버겁다는 것이다. SK텔레텍은 그동안 고급 이미지를 내세워 내수시장에서 선전해왔지만 지난해부터 고화소 카메라폰 등 첨단기술 개발경쟁에서 한발씩 뒤처지는 모습을 보였다. SK텔레콤의 한 고위관계자는 "SK텔레텍이 세계 굴지의 휴대폰 업체들을 따라잡으려면 막대한 투자가 소요되기 때문에 이를 포기하는 대신 핵심 역량인 '통신서비스'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SK텔레텍 지분 29%와 1~2명의 비상임이사 선임권을 갖고 공동 R&D는 물론 미국 등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팬택계열과 전략적으로 제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국내 휴대폰 단말기시장 지각변동=삼성ㆍLG전자와 팬택앤큐리텔이 과점해오던 국내 휴대폰시장은 큰 변화의 회오리를 맞게 될 전망이다. 지난 4월 말 기준 월간 휴대폰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 52% ▦LG전자 20% ▦팬택앤큐리텔 17%였다. 업계 3위인 팬택앤큐리텔과 4위 SK텔레텍의 점유율을 단순 합산하면 LG전자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선다. 잠재적인 파급효과는 더욱 크다. SK텔레콤이 30%에 달하는 SK텔레텍 지분을 계속 보유하기 때문에 팬택은 SK텔레콤을 등에 업고 내수시장에서 보다 확고한 입지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 SK텔레텍의 연간 120만대 공급제한 규제도 자연스레 사라져 부동의 1위 삼성전자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급부상할 수도 있다. SK텔레콤으로서도 점점 커지는 삼성ㆍLG전자 등 단말기업체들의 영향력을 견제하고 팬택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신규 서비스에 맞는 전략 휴대폰을 적시에 개발하기가 수월해진다. 김문섭기자 clooney@sed.co.kr 입력시간 : 2005-05-03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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