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천연가스 값 급등… 美경제 압박

국제 천연가스 가격의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미국 경제에 부담을 줌과 동시에 국제 유가 하락의 장애가 되고 있다. 천연가스 가격은 이번 주에 뉴욕 상품거래소(NYMEX)에서 1,000 입방피트 당 6.25 달러로 지난해 평균 3달러, 96~2000년 평균 2.46달러에 비해 두 배를 넘어섰다. 천연가스 가격 급등 현상은 세계적으로 도시화가 가속화되면서 수요가 급증하는 한편 공급이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10일 하원 산업자원위원회에 출석, “천연가스 가격이 당분간 과거 가격으로 되돌아가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환경론자들이 천연가스 개발을 반대하는 바람에 수입 의존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연방정부가 확고한 에너지 정책을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 이라크 전쟁 이후 천연가스 가격은 유가 하락과 동시에 하락했으나 여름철 냉방과 겨울철 비축 수요가 발생하면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고 있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올 겨울에 천연가스 가격이 천정부지로 뛸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하원 산업자원위 소속 빌리 토진 하원의원은 “멀리서 (가격 폭등의) 폭풍우가 발생하는 게 보이는데, 철저히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천연가스 비축량은 이번 봄에 6,230억 입방피트를 기록, 27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특히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과거 5년 평균치보다 28% 각각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미 연방정부는 겨울철 난방용 천연가스 비축을 위해 올 가을까지 3조5,000억 입방피트의 천연가스를 확보할 계획인데, 이는 올 여름 천연가스 가격 상승의 요인이 되고 있다. 한편 천연가스의 가격 상승이 국제 유가 상승 요인이 되고 있다. 대체재 관계에 있는 원유 가격은 이라크 전쟁 직후에 배럴 당 25 달러 이하로 떨어졌으나 최근 다시 30 달러를 넘어섰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이라크산 원유공급 재개와 국제 천연가스 가격 억제를 논의하기 위해 비상 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뉴욕=김인영특파원 in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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