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시어머니가 아니라 이제 내 어머니에요"

어버이날 대통령표창 받는 윤순래씨

"부모님을 정성껏 모시는 것은 자식의 당연한 도리인데 이렇게 상을 받게 돼 쑥스럽습니다." 오는 8일 어버이날을 맞아 대통령표창을 받는 충북 제천시 송학면의 윤순래(73)씨는 "시어머니가 아니라 이제는 내 어머니"라며 이같이 수상 소감을 전했다. 스무 살이 되던 해 오지나 마찬가지인 제천시 송학면 입석리로 시집온 윤씨는 올해로 93세인 시어머니 김점분씨를 50여년간 극진히 봉양해온 공적을 인정받았다. 지난 1960년대 중반 시멘트 공장이 생기며 길이 뚫렸지만 시집올 당시 이곳은 제천시내를 가려면 30리가 넘는 산길을 두세 시간 걸어야 했던 곳이다. 윤씨는 이곳에서 평생을 흙을 일구며 남편 이영환(75)씨와 함께 2남3녀를 뒷바라지했다.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어떻게든 자녀의 공부만큼은 잘 시키겠다는 각오로 6,000여㎡의 고추밭과 깨밭을 일궜으며 10년 동안 기차를 타고 강원도 사북에 산나물과 채소를 내다팔았다. 추수철에는 고추와 깨를 가득 담은 자루를 머리에 이고 30리가 넘는 산길을 넘나드는 고된 생활을 했지만 다섯 자녀 모두 대학까지 졸업시켰고 시어머니 봉양도 훌륭히 해냈다. 7년 전 교통사고로 허리와 어깨를 심하게 다쳐 거동이 불편한 윤씨이지만 시어머니의 목욕만큼은 1주일에 두번씩 직접 해드리고 있다. 윤씨는 "친정어머니보다 시어머니와 함께한 세월이 훨씬 길어 이제는 내 어머니인 것 같다"며 "시어머니는 어머니이기도 하지만 내 인생의 동반자"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박희윤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