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마이 골프] 최윤식 ㈜성희T.S 부사장

골프를 함께 즐기는 친구가 여럿 되지만 떠올릴 때마다 늘 잔잔한 미소를 짓게 하는 그런 친구가 하나 있다. 이 친구는 운전대를 잡을 때도 그립을 염두에 둘 정도로 골프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남다르다. 매사에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이 친구와 라운드를 하면 항상 즐거웠으며 그 다음 한 주간은 어쩐지 기분이 좋았다. 동반자의 드라이버 샷이 산으로 가면 “시원하다”며 힘을 실어주고, 아이언 샷이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가도 “폼은 프로”라며 띄워주고, 볼이 벙커 쪽으로 향하면 “벙커 아니라고(`안이라고`)” 친절하게 가르쳐주던 그런 친구다. 어프로치 샷에서 뒤 땅을 치면 김 나는 머리 식히라고 자기가 먼저 플레이를 해주고, 내가 불행하게 더블파를 하면 “다음 홀에서 버디 하면 되지” 하며 격려의 웃음을 던져주던 친구다. 비거리가 짧은 그를 보고 “왜 저 친구만 블루 티(백 티)에서 치는 거야” 라고 농을 걸며 “레귤러 티에서 같이 치자”고 놀려대도 전혀 기죽지 않고 웃음으로 응하며, 오히려 그것을 즐기면서 상대를 허물어뜨리던 그런 친구다. 내가 사소한 것에 신경을 쓰는 눈치라도 보일라 치면 살짝 내게 다가와 칭찬 한마디를 던져주는 센스가 있는 이 친구! 지금 그가 몇 개월째 투병 중이다. 사실 난 이번 겨울 싱글 핸디캡 진입을 위해 동계 훈련에 들어가 나를 부끄럽게 만들었던 많은 `적수`들에게 한번쯤 보복을 해주겠다고 내심 굳게 다짐하고 있었는데 병상에 누운 친구의 얼굴이 떠올라 도무지 채를 잡을 수가 없다. 곧 파릇파릇해질 잔디처럼 친구의 건강도 빨리 회복되길 간절히 기원한다. 그래서 그가 골프를 통한 `타인에 대한 배려의 전도사`로서 더욱 멋진 모습으로 일어서는 모습을 그려 본다. 친구야, 하루 빨리 필드에서 다시 만나기를 바란다. 꼭! <이진우기자 ra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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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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