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신임 총리 '소통의 리더십' 기대한다

19일 국회 본회의에서 한명숙 총리 지명자에 대한 임명 동의안이 통과됨에 따라 헌정 사상 첫 여성 총리가 탄생했다. 한 총리의 취임으로 한국은 여성이 총리, 또는 대통령을 맡게 되는 세계 12번째 국가로 기록된다. 한 총리의 등장은 한국 정치와 사회에서 여성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환영할 일이다. 여성의 정치 참여는 세계적인 추세로 지난해 독일에서는 사상 최초로 앙겔라 메르켈 여성 총리가 탄생했고 라틴아메리카에서도 미첼 바첼렛 칠레 대통령이 당선됐다. 이제 여성 지도자의 출현은 전지구적인 현상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 신임 총리는 청문회 과정에서 “남자 중심의 군림형, 수직형 리더십보다 자발성을 유도하는 수평적 리더십으로 21세기에 걸맞은 국정을 운영할 생각”이라며 여성적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여성적 리더십은 포용력과 소통의 정치로 갈등과 반목을 넘어 화해와 조정을 통한 사회 통합을 의미한다. 한 총리는 인사 청문회에서 한나라당의 박근혜 대표에 대해 종전과 다른 인물평을 내놓았다. 그는 박 대표에 대해 “여성의 몸으로 제1 야당의 대표직을 훌륭하게 수행하는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또한 부적절하게 건강보험 혜택을 누린 데 대해서도 “실수했다.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국민 앞에 사과했다. 야당을 향해 독설을 퍼부어대던 이해찬 전 국무총리와는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한 총리가 무난하게 인준 과정을 통과했으나 정부종합청사 9층 총리 집무실에는 풀어야 할 당면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참여정부의 총리는 분권형 총리로 양극화 해소와 한반도 평화구조 구축뿐 아니라 경제활성화, 부동산정책 같은 시급한 현안을 풀어야 한다. 그러나 한 총리가 전임 총리의 역량과 비교해 공직사회를 얼마나 장악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아울러 신임 총리는 한미 FTA, 북핵 6자회담 등 경제ㆍ통일ㆍ외교ㆍ안보 분야에서 국정 운영 능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실제 중앙부처 공무원은 “신임 총리가 장관과 국회의원으로 무난하게 국정을 처리해오기는 했으나 다양한 현안이 뒤엉켜 있는 현 상황을 조정하고 풀어나갈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는 한 총리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게 사실이다. 한 총리가 인사 청문회 과정에서 보여준 침착하고 겸손한 자세를 통해 전임 총리와 다른 스타일의 국정 운영 의지를 엿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 총리가 독선과 아집으로 스스로 몰락한 이해찬 전 총리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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