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브랜드관리 전문기구 필요

김익성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

판로문제를 해결하는 최상의 전략은 고객들의 만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의 브랜드 상품을 육성하는 것이다. 샤넬ㆍ페라가모 등 세계적 명품들은 그 이름만으로도 감히 넘볼 수 없는 아성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으로 대변되는 사이버 공간에서 브랜드는 상품을 직접 확인할 수 없는 구매자들에게 제품식별과 품질보장의 핵심수단이 되고 있다. 중소기업 전문 유통센터, 디자인센터, 인터넷 무역관 등 정부지원 수단은 많은데 문제는 지원된 중소기업의 제품에 대해 소비자들이 이름조차 인지하고 있지 못하다는 데 있다. 이들 중소기업 제품의 브랜드 파워를 키우는 데에 막대한 자금과 전문인력이 필요하며 거기에는 큰 투자위험이 존재한다. 해결 대안은 결국 공동브랜드밖에 없다. 가구ㆍ안경ㆍ의류ㆍ구두ㆍ가방ㆍ넥타이 등 소비자의 욕구가 자주 변하는 유행 제품들은 대다수가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 하에서나 가능한 중소기업 공동브랜드 품목들이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나 협동조합 중심의 공동브랜드 사업이 부진한 것은 전문가에 의한 독립경영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가차원에서 브랜드를 관리하는 전문기구가 필요하다. 대만 정부가 수출증진을 위해 5년간 총 6억달러를 투자하면서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 것은 브랜드국제촉진협회(BIPA)가 중심이 돼 의류상품인 노티카(Nautica)를 글로벌브랜드로 성장시킨 것이다. 최상의 품질을 갖춘 제품을 만들어놓고도 브랜드 이미지가 약해 판매가 부진한 중소기업들을 위해 정부와 민간이 합작해 1,000억원대를 출자한 후 브랜드전문관리회사(BMC)를 만들어 브랜드 개발 및 연구, 품질인증, 광고와 유통까지 통합해 지원해줄 수 있다면 세계 속의 명품 브랜드를 가진 다수의 중소기업들을 양성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BMC에서 ‘앙드레 미스’라는 공동브랜드를 만들어 패션상품 등에 부착해 BMC 자회사인 홈쇼핑 채널을 통해 판매한다면 수입대체 효과는 상당할 것이다. 중국이 넘보는 5조원 규모의 우리 가구시장에도 ‘가보로’라는 중소기업 공동브랜드가 글로벌 파워 브랜드로 육성될 수만 있다면 문화권이 비슷한 중국 내의 중급 가구시장을 우리가 석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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