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구청의 한 공무원이 서울 도로 조명의 문제점과 고효율 조명을 통한 에너지 절약 방안 등을 다룬 연구서를 펴냈다.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영등포구청의 이명기 도로점용팀장은 최근 20년간의 도로조명 업무 경험과 개인적 연구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조명 통제 방안을 제시한 `서울의 밤 재탄생-조명, 통제 효율적 관리연구'를 발간했다.
이 팀장은 2001년 7월 집중호우 때 수도권 지역에서 19명이 감전사고로 숨진 사건을 보고 사비를 들여 비 오는 밤 감전사를 방지할 수 있는 `가로등 누전 원격제어장치'를 개발해 특허를 내기도 하는 등 도로 조명에 남다른 애착을 가져왔다.
연구서에 따르면 과도하게 밝은 인공조명은 수면을 방해하고 시력을 떨어뜨리며,농작물의 생장에 악영향을 미친다. 또 에너지 낭비로도 이어진다.
도로 조명의 경우 위로 올라가는 빛은 차단하고 도로면에 빛을 집중시켜야 하지만 서울 도로 조명은 이러한 점을 고려하지 않아 빛이 사방으로 분산되고 있다.
이는 도로면은 어둡고 하늘은 뿌옇게 만들어 운전자의 안전에 악영향을 미치고에너지 사용의 효율성도 떨어뜨린다고 연구서는 지적하고 있다.
또 건물 조명의 경우 건물주의 요구에 따라 경쟁적으로 주변보다 환한 조명을설치해 빛 공해가 심화되고 있다고 연구서는 지적했다.
연구서는 무조건 밝은 램프를 설치하기보다 조명이 주변 생태환경과 사람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고 목적과 기능에 맞는 램프를 설치해야 에너지 낭비를막고 빛 공해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서는 낮은 소비 전력으로 높은 밝기를 유지하는 `고효율 등기구'를 사용하고, 상업성 조명의 설치 규제, 점등시간 제한 등의 통제 시스템을 갖출 것을 제안했다.
연구서에 따르면 서울시 가로등 15만180개 중 200∼400W의 일반등기구 12만201개를 고효율 등기구로 교체할 경우 전기요금을 45억원 정도 절감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고효율 등기구 개발 기술을 갖추지 못하고 있어,우선 일부를 외국에서 수입하고 점차 관련 기술을 국산화하는 방안을 연구서는 제시하고 있다.
또 조명 관련 전문 지식을 갖춘 행정 요원을 양성하고, 터널, 톨게이트, 일반도로, 광장 등 시설의 특성에 맞는 기능성 조명을 설치해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여야한다고 주장했다.
이 팀장은 "도심의 과도한 인공조명은 시민들의 건강에도 좋지 않을 뿐 아니라 불필요하게 에너지를 낭비하도록 하고 있다"며 "조명 설치에도 통제 개념을 도입해야간의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에너지도 절약하는 방식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