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하마터면 던질 뻔했다

제7보(101~140)


원래는 반면으로 비슷할 정도로 백이 여유있게 이길 바둑이었다. 그런데 기분이 좋아진 이세돌이 수읽기 착각을 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백8로 뛰어든 이 수. 수가 성립되지 않으면 끝내기에서 10집은 족히 손해를 보게 되는 수순이었다. 구리가 9로 막자 이세돌은 비로소 정신을 차리고 찬찬히 정밀한 수읽기를 해보았다. 그리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수가 성립되지 않는 것이 아닌가. “이런 착각을 하다니. 하도 약이 올라서 그냥 돌을 던져버릴까 했어.” ‘87트리오’는 빙글빙글 웃으며 이세돌의 다소 과장 섞인 얘기를 듣다가 그 가운데 이영구가 장난기 어린 야유를 했다. “정말로 던지지 왜 안 던졌어? 아마 두고두고 뉴스가 됐을 거야. 이세돌, 이긴 바둑을 던지다….” “정말로 던질 뻔했다니까. 그런데 다시 계가를 해보니까 여전히 쬐끔은 이겨 있더라구…. 후후후.” 이세돌이 착각한 내용은 참고도의 수순이다. 백13으로 패를 집어넣으면 흑이 못 견딘다고 읽었던 것인데(수순중 백9는 2의 아래) 자세히 보니 양패였던 것이다. 실전은 2백34수까지 진행되었으나 종반의 수순은 생략한다. 반년 전 삼성화재배 준결승에서 이세돌에게 2대1로 패한 구리는 이번에 또 패하고 말았다. 조한승. 송태곤, 원성진, 최철한을 모조리 꺾고 이창호에게도 승점을 기록한 구리가 이세돌은 아직 극복하지 못하고 있었다.(26…6) 140수이하줄임 백2집반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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