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재고해야할 연탄정책

앞으로 20년간 전세계적으로 수요가 가장 많이 늘 것으로 예상되는 에너지 자원은 무엇일까. 놀랍게도 그것은 석유가 아니라 석탄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석탄 수요는 매년 2.2%씩 증가해 오는 2030년에는 지난 2005년에 비해 73%나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같은 기간 석유 수요 증가율 37%를 훨씬 앞지르는 수치다. 아이러니한 것은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각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온실가스의 주범인 석탄의 소비가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중동에 집중된 석유에 비해 석탄은 매장량이 풍부하고 비교적 고르게 분포돼 있어 에너지 수요 증가분을 석탄이 메울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최근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고유가로 인해 가격이 상대적으로 싼 석탄의 장점이 부각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잡지는 특히 석유의 4분의1 이하, 천연가스의 2분의1 정도의 저렴한 비용으로 비슷한 양의 열에너지를 발생시킬 수 있는 점을 석탄의 최대 장점으로 지목했다. 이에 따라 석탄 화력발전소 건립 움직임도 활발해 미국의 경우 올해 석탄 화력발전소 착공 건수가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독일의 에너지 회사인 RWE도 2012년까지 3기의 석탄 화력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석탄의 최대 단점인 온실가스 배출에 대해서도 기술개발 노력이 한창이다. 미국과 일본 등을 중심으로 석탄 화력발전소의 효율은 높이는 한편 여기서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액화시켜 지하에 보관, 온실가스 배출을 차단하는 차세대 석탄 화력발전소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 입장이다. 생활수준 향상으로 연탄의 비중이 한 자리 수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최근 유가가 치솟으면서 연탄 수요 증가율이 연간 60%를 넘고 있다. 경제성 때문이다. 한 시민단체의 자료에 따르면 66㎡ 점포의 12시간 난방비가 연탄은 2,700원이지만 석유는 약 2만9,000원으로 10분의1 밖에 들지 않는다. 정부는 “연탄이 너무 잘 팔려 고민”이라며 보조금 3,000억원을 지원하며 연탄가격을 2011년까지 매년 30%씩 올려 수요를 줄여가기로 했다. 석탄의 경제성을 놓치지 않기 위해 각종 기술개발에 나서는 선진국들의 노력을 정부가 연탄 정책에 접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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