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보험관련 규제완화 실효성 의문

후순위채 지급여력 반영 허용불구 누적손실땐 발행못해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 제고에 도움이 되도록 하기 위해 금융감독원이 보험사의 후순위채 발행을 허용하고 이를 지급여력금액 산정에 포함시켰지만, 후순위채를 통한 자금조달이 필요한 보험사는 상법상의 이유로 발행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나 감독당국의 규제완화에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 26일 보험업감독규정과 시행세칙을 개정, 보험사들의 자금조달 수단을 기업어음(CP), 회사채 등으로 확대하는 한편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마련한 자금을 지급여력비율 산출시 반영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지급여력비율을 150% 이상 유지하는 경우 후순위차입금의 만기전 상환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고금리 후순위차입금으로 지급여력비율을 맞췄던 중소형 생보사들이 서둘러 후순위채 발행을 검토했으나 대부분 일찌감치 포기했다. 현 상법상 누적손실이 있는 회사는 유가증권을 발행할 수 없도록 돼있고 후순위채 발행이 필요한 중소형 생보사들은 모두 누적손을 해소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 결국 중소형 생보사들이 후순위채를 발행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3~4년간 일정한 수익을 내 누적손을 모두 털어내거나 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확충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생보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빌린 후순위차입금 금리가 연 13~15%에 달하기 때문에 금리가 연 11% 안팎인 후순위채를 발행해 후순위차입금을 상환할 생각이었다"며 "후순위차입금의 고금리 부담을 안고 있는 보험사들에게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규제완화"라고 지적했다. 한편 보험사들은 지급여력비율 기준(100%)을 맞추기 위해 지난해와 올해 초 집중적으로 후순위차입을 일으켜 생ㆍ손보업계 전체로 1조1,631억원의 후순위차입금이 있다. 특히 일부 중소형 생보사의 경우 사당 1,200억~1,700억원의 후순위차입금 때문에 연간 150억~200억원 가량의 이자부담에 시달리고 있는 형편이다. 박태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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