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쌍용차] "해고동료 보면 맘 아프지만 어떻게든 회사는 살려야죠"

쌍용차 옥쇄파업 45일째… 정상화 위해 팔걷은 직원들 <br>신차 개발 꿈 물거품 될라 이웃 사무실서 연구 몰두<br>"조금만 더 참고 견뎌보자" 협력업체 독려 나서기도

쌍용자동차를 살리기 위한 노력들이 눈물겹게 진행되고 있다. 자신의 사무실에 출근하지 못하지만 신차 개발을 위해 협력회사의 한구석에서 연구에 몰두하는 연구원이 있는가 하면 협력회사들이 유지돼야 쌍용차도 살 수 있다며 협력사 독려에 나선 직원도 있다. 지난 4일 오전 예배시간도 아닌데 평택순복음교회가 2,000여명의 사람들로 북적였다. 쌍용자동차에 다니는 남편을 둔 가족들이 남편과 회사 살리기에 힘을 보태기 위해 ‘쌍용차 조기정상화를 위한 가족설명회’에 대거 참석했기 때문이다. 아이들 손을 잡고 온 아주머니도 있었고 아버지의 직장이 사라질까 우려돼 군복무 중 휴가기간을 이용해 참석한 군인도 눈에 띄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가족들은 지난 3월부터 월급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아 가계생활이 빠듯해졌지만 회사를 살려야 한다는 마음에 뜻을 보태기 위해 나왔다고 입을 모았다. 남편이 조립팀에서 7년째 근무하고 있다는 한 아내는 “해고되신 분들을 생각하면 맘이 아프지만 그렇다고 두 손 놓고 회사가 파산하는 걸 보는 게 옳은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7일 오전 여의도 문화광장에서 열리는 쌍용차 정상화를 위한 대규모 촉구대회 참가를 결정하고 설명회 자리를 떠났다. “콘셉트카 ‘C200’의 모습이 계속 아른거려요. 정말 자신 있었는데 지금은 그저 답답할 따름이죠.” 쌍용차에서 신차 개발 연구만 17년째인 선행설계팀 책임연구원 심모(45)씨는 어제도 ‘C200’ 꿈을 꿨다. ‘C200’은 쌍용차가 올 7월 양산을 목표로 야심차게 개발해왔던 신차다. 하지만 현재는 노조의 파업으로 양산시점이 불투명한 상태다. 이대로 가다가는 수년간 쏟아왔던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한다. ‘C200’의 제작 초기 단계 때부터 함께한 심 연구원은 그래서 그 누구보다 안타까움이 크다. “탄생의 모든 과정을 지켜봤으니 제게 자식과 같은 존재죠. 하루빨리 공장이 정상화돼 사람들에게 ‘C200’의 진가를 알리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심씨는 행여나 내일이라도 공장이 정상화될 것을 대비해 매일 아침 협력업체로 출근해 ‘C200’의 설계작업을 진행한다. 프레스 공장에서 27년 넘게 일했다는 오모(49)씨는 하루 일과를 협력업체들을 순회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지만 공장이 재가동될 경우 협력업체가 제대로 돼야 회사의 정상화도 앞당겨진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프레스 공정은 협력업체들로부터 금형을 제공 받아야 생산이 가능해요. 회사가 정상화돼도 이들 업체가 모두 쓰러지면 타격이 클 수밖에 없죠. 협력업체들을 돌면서 고민도 함께 나누고 조금만 더 참고 기운을 내자고 독려합니다.” 직원들의 회사 정상화를 위한 노력은 인터넷 공간에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직원들은 자발적으로 인터넷 카페(cafe.naver.com/symclove.cafe)를 개설하고 회사 정상화를 위한 의견과 정보를 교류하고 있다. 지난달 8일 개설한 카페의 회원 수는 벌써 4,000여명을 넘어섰고 하루에도 수십건의 글이 올라온다. 섀시설계팀 책임연구원 나모(44)씨는 “언론에 정확히 보도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카페를 통해 쌍용차 파업의 실상을 알리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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