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을미년 D - 1… 55년생 '양띠 오너' 5인방 행보 주목

청양의 기운으로… '신성장동력'찾기 온 힘


●박용만 회장, 연료전지 사업 그룹역량 집중
●신동빈 회장, 옴니채널로 성장 모멘텀 발굴
●조동길 회장, 지주사 체제 전환… '제3 창업'
●정몽원 회장, 전기자전거 등 신사업 검토
●현정은 회장, 대북사업 재개 강한 기대감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평소 활발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으로 유명하다. 그의 트위터 팔로어는 16만명이 넘는다. SNS 공간에서 임직원과 소탈하게 소통하며 그룹 오너는 딱딱하고 권위적일 것이라는 편견을 깨뜨린 박 회장은 과감한 결단과 추진력으로 소비재 중심의 그룹을 중공업 중심으로 환골탈태시키는 그룹 사업구조 재편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1955년생 양띠인 박 회장은 온순하면서도 진취적인 청양(靑羊)의 이미지가 잘 어울리는 경영자다.

2015년 을미년 청양의 해를 맞아 '양띠' 재계 인사들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양띠 오너 중에는 박 회장처럼 내년에 환갑을 맞는 1955년생이 많아 주목을 끈다. 창업과 수성의 시기를 넘어 이들 2~3세 오너들은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새해에도 팔을 걷어부치고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1955년생 양띠 오너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 등이 경영 일선에서 활약하고 있다.

관련기사



롯데홈쇼핑 납품 비리와 제2롯데월드의 잇단 사고로 말 그대로 다사다난한 한해를 보낸 신동빈 회장은 내년은 매우 중요한 시기다. 신격호 명예회장의 평생 숙원인 롯데월드타워 건설까지 마무리하고 제2롯데월드를 '아시아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내수 침체로 국내 유통시장이 정체되고 있는 것도 고민이다. 신 회장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옴니채널(온·오프라인을 융합한 유통 서비스)'을 안착화시키고 해외 진출 확대를 통해 성장 모멘텀을 찾겠다는 복안이다.

재계 수장인 대한상의 회장으로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박용만 회장은 내년에 신사업 육성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KFC를 매각하면서 그룹 사업구조 재편을 완전히 마무리한 박 회장이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지목한 것은 연료전지 사업이다. 플랜트·건설기계 등 중공업 그룹으로 환골탈태한 두산은 지난 7월 주택용 연료전지 업체인 퓨얼셀파워과 건물용 연료전지 원천기술을 보유한 미국 클리어엣지파워를 잇따라 인수합병(M&A)하면서 연료전지 사업에 그룹의 역량을 모으고 있다. 박 회장이 그동안 "M&A는 언제라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혀 온 만큼 새해에도 연료전지 사업 강화를 위한 '딜'을 추가로 단행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박 회장과 막역한 사이로 알려진 조동길 회장은 창립 50주년을 맞는 내년에 '제3의 창업'을 선언한다. 지난 2005년 어머니인 이인희 고문과 함께 '제2의 창업'을 선언했던 조 회장은 그로부터 10년째가 되는 내년에 그룹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고 사업 다각화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정몽원 회장도 조 회장처럼 그룹 지배구조 재편과 신사업 육성이 새해 지상과제다. 지난 9월 한라홀딩스를 출범시킨 정 회장은 내년 3월께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완료할 계획이다. 건설 경기 악화로 주력 계열사인 ㈜한라(옛 한라건설)의 실적이 악화되면서 그룹 전체의 재무구조가 취약해진 한라그룹은 자동차 부품·건설 외의 신사업 발굴이 절실한 상황이다. 최근 태국의 바이오에너지 시장에 진출하고 전기자전거 사업을 검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정은 회장에게 새해는 그룹 재무구조 개선을 마무리짓고 대북사업 재개를 이뤄내야 하는 해다. 3조3,0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 중 90% 가량을 이미 이행한 현대그룹은 현대증권 매각만 성사되면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끝내게 된다. 특히 지난 24일 직접 방북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의 친서를 받아왔고, 정부가 북측에 대화를 제의하는 등 새해 들어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대북사업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현 회장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보낸 송년 메시지에서 "지치고 힘든 어두운 밤이 지나면 어느덧 새벽이 다시 찾아오듯 그렇게 새벽은 우리에게 올 것입니다. 그때를 위해 현대그룹은 항상 깨어있을 겁니다"라고 썼다. 대북 사업 재개에 대한 의지와 재무구조 개선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자신감을 바탕으로 새해에는 그룹 실적 개선에 주력하겠다는 각오로 해석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