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재건축ㆍ재개발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최근 서울시가 재건축허용연한 기준을 강화하는 등 수도권의 재건축규제가 더욱 강화되자 투자자들이 비교적 규제가 덜한 지방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
15일 부동산중개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구ㆍ부산ㆍ천안ㆍ광주 등 지방 대도시 재건축ㆍ재개발지역의 중개업소에 매매여부를 묻는 수요자들의 문의전화가 부쩍 늘고 있다.
이들 단지는 아직 사업초기 단계로 매매가격이 상대적으로 덜 오른 상태다. 또 행정규제가 비교적 덜 해 사업기간이 비교적 빠르다는 것도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시공사 선정한 재건축 단지로 거래 집중= 재건축의 경우 7월 직전에 시공사를 선정한 단지들로 거래가 집중되고 있다.
대구시에선 2,300여 가구로 재건축을 추진중인 달서구 상인동 송현주공이 한달전 시공사를 선정하자 매매가격이 1,000만~1,500만원씩 오르면서 17평형이 1억5,000만원선에 거래된다. 비슷한 시기에 코오롱건설을 시공사를 선정한 북구 복현동 주공1단지도 값이 5%가량 뛰었다.
대림산업이 시공사인 천안 신부동 주공2단지도 최근 거래가 늘면서 값이 500만원가량 상승, 10평형이 6,000만~6,500만원선에 매물로 나오고 있다. 또 광주 운암동 주공2단지의 경우 전평형에 걸쳐 500만~1,00만원씩 값이 뛰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다.
운암동 아세아공인의 한 관계자는 “여름철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매수문의가 꾸준하다”며 “하지만 물건이 적어 가격은 당분간 강세를 이어갈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은 재개발 강세= 부산지역의 경우 투자열기가 재건축에서 재개발로 옮겨가는 추세다. 재건축은 이미 대단지를 중심으로 시공사 선정 등의 호재가 반영된 상태이지만 재개발은 아직 사업초기여서 그만큼 값이 더 오를 여지가 있기 때문.
1,000가구 안팎의 아파트 건립이 예상되는 금정구 장전동 장전구역(가칭)의 경우 10평대 지분가격이 평당 700만~800만원에 이른다. 동래구 온천2구역(가칭)도 3,000여 가구의 아파트 건립을 추진하고 있어 10평대 지분 값이 평당 700만원 안팎까지 뛰었다.
그밖에도 해운대구 우동1구역(가칭)과 수영구 민락동 민락1구역(가칭) 등 인기주거지역을 중심으로 거래가 늘면서 지분가격이 지난 한달새 10% 가량씩 뛴 것으로 조사됐다.
장전구역 인근 선경부동산의 한 관계자는 “부산지역 재개발사업은 대부분 초기단계이지만 입지여건이 좋고 건립규모가 커 매수주문이 꾸준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 재개발사업장 중 상당수는 여러 곳의 재개발추진위원회가 각자 대형주택업체를 선정하는 등 갈등양상을 보이고 있어 사업기간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는 게 현지 부동산투자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