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성 내년초 대대적 세대교체 인사 예고

올 임원 인사, 올라간 사람도 나간 사람도 적어<br>'자랑스런 삼성인상' 이건종 상무등 탁월한 실적엔 보상

삼성 내년초 대대적 세대교체 인사 예고 삼성 임원 223명 인사… 승진규모 최소화기존 인력 최대한 유지… 특검 충격 최소화 주력승진자 줄었지만 탁월한 실적엔 확실하게 보상 김영기 기자 young@sed.co.kr “올해 인사는 특징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삼성의 한 고위 관계자) 16일 뚜껑이 열린 삼성의 임원 인사 결과는 예상대로 ‘안정’이었다. 지난해 탁월한 실적을 바탕으로 ‘승진 퍼레이드’를 펼쳤던 것과는 사뭇 달랐다. 이유는 역시 특검. 흐트러진 조직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서는 기존의 인력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는 역으로 내년 초 정기 인사의 양상은 확연히 달라질 것임을 의미한다. 벌써부터 그룹 내부에서는 내년 정기 인사 규모가 어느 때보다 클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내년 초를 기점으로 사장단에 이어 그룹의 허리인 전무와 상무급에서도 상당한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올라간 사람도, 나간 사람도 적었다=이번 인사에서 승진한 사람은 총 223명. 상무보를 없애면서 직급을 단순화시킨 점을 감안하더라도 전년 대비 67명이 줄어들었다. 23%가 감소한 것이다. 지난 2006년의 307명에 비해서도 27%가 줄었고 2005년과 비교해서는 무려 32%가 감소했다. 삼성의 한 고위 관계자는 “평년보다 5% 정도 준 것에 불과하다”고 밝혔지만 실제로 줄어든 규모는 이보다 컸다는 계산이 나온다. 특히 부사장 승진자는 훨씬 줄었다. 지난해 부사장 승진자가 30명에 달했던 반면 이번에는 8명에 머물렀다. 4분의1 수준이다. 올라가는 사람이 적어지면서 옷을 벗는 사람도 줄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부사장ㆍ전무로 승진한 인원이 많아 올해 승진이 줄어들었고 계열사별로 경영성과가 좋아 물러나는 임원도 적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인사는 사실 사장단 인사 때부터 예고됐다. 삼성은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전격 용퇴하면서 10명에 이르는 사장단 인사를 실시하기는 했지만 당초에는 1~2명 정도만 실시할 계획이었다. 결과적으로 사장단에서 중폭 이상의 인사를 실시하기는 했지만 임원 인사만큼은 최소화시키면서 조직 운영의 안정을 꾀했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탁월한 실적에는 보상=총 승진자는 줄었지만 실적에 따른 보상은 확실히 했다. 삼성 최고 권위의 상인 ‘자랑스런 삼성인상’을 수상했던 이건종 삼성전자 상무를 전무로, 진병욱 삼성테크윈 부장을 상무로 인사 연한보다 빨리 특진시키면서 ‘성과가 있는 곳에 승진이 있다’는 인사 원칙을 실천했다고 삼성은 설명했다. 전략시장에 대한 영업력 강화에 신경을 쓴 흔적도 보였다. 삼성은 이번 인사에서 전략시장의 영업 및 마케팅력 강화를 통한 글로벌 경쟁력 제고와 지속적인 수익창출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해외사업을 담당하는 임원을 보강했다. 새로 임원이 된 163명 중 28명이 해외사업 담당자다. 지난해 11%에서 올해는 17%로 늘어난 것이다. 연구개발(R&D)과 기술 부문 인력도 배려했다. 전체 승진 임원 223명 가운데 40%인 88명이 연구개발과 엔지니어 출신들이다. ◇내년 인사 폭 커질 듯=삼성이 올해 승진 규모를 최소화한 것은 인사가 늦어지면서 올해가 6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은 것도 작용했다. 역으로 이는 내년 인사가 대폭으로 진행될 것임을 시사한다. 당장 사장단 인사부터 폭이 커질 것이라는 얘기가 그룹 안팎에서 벌써부터 나온다. 이번 인사에서는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중구 삼성테크윈 사장이 용퇴하는 데 그쳤지만 그룹 내 이른바 ‘장수 CEO’들의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게 불 것이라는 얘기다. 이번 인사가 이건희 회장과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를 잇는 ‘가교(架橋) 인사’이자 세대교체의 첫걸음이었다면 내년 초 인사는 변화를 위한 발걸음이 좀 더 빨라질 것이라는 것이 그룹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더불어 조만간 단행될 계열사별 조직개편에 이어 전략기획실이 해체되면 자연스럽게 사별 자율경영이 강화될 수밖에 없고, 결국 ‘독립경영’에 맞는 인사가 필요한 점도 내년 대폭 인사를 가늠하게 하는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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