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우리금융지주 매각과 관련해 "유효경쟁 정도가 아니라 과당경쟁을 우려하고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현재 우리금융 입찰에 소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금융지주회사들도 결국에는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 23일 금융위원회와 자본시장연구원이 공동주최한 '한국형 헤지펀드 도입방안과 향후 전망' 세미나에서 '우리금융 매각이 유효경쟁 불성립으로 무산될 가능성이 있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김 위원장은 '산은금융지주가 우리금융을 인수하면 민영화 취지에 역행한다'는 지적에 대해 "선입견을 갖지 말라. 링에 오르기도 전에 '너는 안 된다 옷을 벗어라'고 할 필요는 없다"며 산은금융의 입찰 참여를 막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민간(KB·신한·하나 등 일반 금융지주회사)과 민간이 되겠다는 이(산은지주)가 공정하게 유효경쟁을 벌이는 게 나쁘지 않다"며 "물건을 파는 사람으로서 오픈된 마인드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관료 대선배인 강만수 산은지주 회장과의 관계를 고려, 금융위가 산은을 밀어준다는 시각에 대해서는 "(우리금융과의 인수합병에 대한) 그림을 가져오고 경쟁해서 이기는 사람이 전우(戰友)"라며 산은지주 몰아주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김 위원장은 앞서 17일에도 "우리금융은 매력적인 매물인 만큼 금융회사들이 관심을 안 가질 이유가 없다"며 "산은지주가 우리금융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시장에서 경쟁하고 최고의 조건을 제시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최소 입찰 기준을 30%로 제한한 것에 대해서는 "능력 있는 선수만 모여보자는 것"이라며 "우리금융을 축복 속에서 정리해보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한국형 헤지펀드'에 대해서도 성공을 자신했다. 그는 "K-POP의 경쟁력은 가수ㆍ작곡가ㆍ음향 등 각 분야 최고의 인재가 모였기 때문"이라며 "해외에 헤지펀드에 정통한 한국 인재들이 많은 만큼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법을 고쳐 헤지펀드를 도입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걸려 시행령 개정만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을 먼저 하라고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시행령 개정과 인가 등 관련 절차를 고려할 때 올해 말에는 헤지펀드 1호가 탄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헤지펀드는 펀드 산업의 완성"이라며 "금융산업을 반석 위에 올릴 수 있는 것 가운데 하나가 헤지펀드"라고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