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 불균형 등 따른 증시 침체가 주인/기업들 증자회피 사채 자금조달 기현상지속적인 증시침체로 유통시장이 마비상태에 직면하면서 발행시장도 위기를 맞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발행시장의 기능은 기업들이 증시를 통해 직접자금을 조달한다는 점에서 가장 중요한 주식시장 기능 중의 하나다.
따라서 ▲기업공개 ▲유상증자 ▲해외증권발행 등 주요발행시장이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해 마비현상을 보인다면 기업들은 자금조달에 차질을 빚어 기업 경영에 어려움을 겪게된다.
이처럼 발행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것은 주식시장의 침체가 직접적인 원인이다.
올들어 경기침체가 두드러져 수출부진으로 이어지고 국제수지 적자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등 증시환경을 둘러싼 여건은 악화되기만 했다.
게다가 신용융자금액이 고객예탁금보다 3천억∼4천억원가량 많은 수급 불균형 현상이 지속돼 증시를 짓누른데다 최근 증시를 강타한 정치권의 사정한파가 증시침체를 가속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발행시장의 위기감은 최근 기업공개를 한 신규상장사들이 시장조성에 들어가고 공모주 청약이 미달사태를 빚는데서 잘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4건에 불과했던 시장조성은 올해에만 13건에 달하고 있으며 올해 기업을 공개한 28개사 중에서는 8개사가 시장조성에 들어가 시장분위기를 악화시키고 있다.
지난달 7∼8일에 실시된 공모주 청약에서 11개사중 8개사의 청약이 미달된 것도 오는 19일 상장후 추가적인 시장조성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앞으로는 증시침체라는 요인외에도 공개요건이 강화된 대신 공모가 산정이 자율화된 기업공개제도가 발행시장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신도리코 등 일부 공개기업의 경우 기업공개요건이 변경되기 전인 공모가 산정방식보다 훨씬 높은 가격으로 공모가를 결정, 오는 19, 20일 공모주 청약때 청약미달 사채를 빚거나 상장후 공모가 밑으로 주가가 하락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이 부진함에따라 대규모 실권을 우려한 기업들은 유상증자 대신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기현상을 보이기도 해 오히려 금리상승을 부추기는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이런와중에 오는 12월 4백13억원의 유상증자를 계획했던 대한통운이 실권을 우려해 내년 2월로 증자시기를 연기한데 이어 발행가격을 하향조정하는 상장사들도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증권 발행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국내 상장사들은 주가침체가 지속되자 DR(Depositary Receipts:주식예탁증서) 발행을 기피하고 보다 손쉽게 발행할 수 있는 해외전환사채로 관심을 돌리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이로인해 기업들은 계획했던 자금조달이 차질을 빚어 자금시장의 왜곡현상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발행시장에 대한 위기감은 점점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정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