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3월 2일] IT 연합전선 가능할까?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서 가장 역점을 둬야 할 부분은 최소한 적을 만들지 않는 것입니다. 가능한 많은 우군을 모아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에릭 슈밋 구글 최고경영자(CEO)와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 등 국내외 내로라하는 ICT기업 수장들이 한결같이 강조하는 말이다. 최근 급속한 기술융합과 하드웨어ㆍ소프트웨어를 넘나드는 협력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글로벌 휴대폰 업체들이 살아남기 위한 방식을 대변하는 발언들이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장은 오는 5일 이동통신 기업, 하드웨어 제조업체, 포털업체 대표 등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최 위원장은 이미 지난달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최대 통신전시회 기간 중 국내 기업대표들과의 저녁식사 자리에서 선진 정보기술(IT) 강국 도약을 위한 공통관심사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방통위의 한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끼리 내수시장에서 지나친 보조금 지급에 따른 소모전을 없앨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 일치를 봤다"면서 "이와 관련한 조치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통신사업자들은 3월 이후 2~3개월간 내수 점유율 공방전을 위해 조(兆)단위 마케팅 비용을 쏟아 부어야 하는 상황을 막을 수 있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 시장 자율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인정한 셈이다. 실제로 지난해 마케팅 지출은 9조원에 육박하고 올해는 10조원을 상회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선진 IT업체들이 국경과 기업을 넘어 세계시장에서 공동 대응을 하는 현상과는 반대로 가는 분위기다. 뒤늦게나마 정부가 IT 발전을 위해 관심을 갖고 재원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코리아IT펀드 3,700억원에 이어 방송통신발전기금을 무선 IT 수요 활성화 등에 투자할 예정이다. 자금투자는 물론 콘텐츠 시장과 이동 통신사업자, 하드웨어 사업자 사이에 있는 칸막이 규제를 제거하려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모처럼 한국IT가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돌아온 셈이다. 선진 IT강국으로 가기 위한 대국적 연합전선이 이뤄지길 간곡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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