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에 `우회등록` 바람이 불고 있다.
14일 코스닥시장에 따르면 비등록 ITㆍ게임업체들이 등록기업과의 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진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회등록이 해당기업의 시가총액 증대 및 시너지 효과 확대 등 긍정적인 요소도 있지만, 이보다는 까다로운 코스닥 심사요건을 비껴가기 위한 편법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아 이들 종목에 대한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날 우진코리아는 지난해 코스닥 심사에서 두번 탈락한 인사이드텔넷컴을 주식교환 방식으로 인수한다고 밝혔다. 주식교환 비율은 1대1.2208로 우진코리아는 발행주식이 694만주에서 1,165만주로 471만주가 늘어나게 된다. 인사이드텔넷컴은 비디오카드, TV수신카드 생산업체로 지난해 6월 등록심사에서 보류판정을 받았고 10월에는 예비심사를 철회한 적이 있다.
씨큐브디지탈, 삼양전자 등 중소 전자업체들도 코스닥 입성을 위해 등록기업 인수 또는 피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씨큐브디지탈은 관계사인 크린크리에티브에 피인수 합병된다. 삼양전자는 이달초 등록기업인 디이시스를 인수한 후 합병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밖에 코스닥 등록을 추진해 왔던 엠게임, CCR, 제이씨엔터테인먼트 등 중견 게임업체들도 정공법인 심사 대신 우회등록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심사에서 탈락하는 기업들은 대부분 외형요인보다는 장래 사업성 부족, 수익요건 미비 등 질적인 심사 요건에 걸리는 경우가 많은 점을 감안하면 질적으로 떨어지는 기업이 우회등록을 통해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코스닥위원회 관계자는 “코스닥 등록심사가 강화된 후 등록사 인수ㆍ합병을 통한 우회등록을 모색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지만, 일정한 외형요건을 갖출 경우 합병을 불허할 근거가 없다”며 “결국 시장에서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학인기자 leejk@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