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EU FTA 비준안 野 반발속 상정

28~29일 처리 가능성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는 12일 전체회의를 열어 민주당 등 야당의 반발 속에 한ㆍ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세 번째 상정했다. 이에 따라 오는 7월 발표를 앞두고 4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예정된 28~29일에 비준안이 처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이날 비준안 상정에 이르기까지 여야는 추가 번역 오류와 일부 비준 전에 효력을 인정한 예외조항을 두고 논쟁을 벌인 끝에 한나라당 소속 남경필 위원장이 상정을 강행했고 상정 이후 야당 의원들이 회의장을 퇴장, 처리과정의 진통을 예고했다. 야당 의원들은 수정 제출된 비준안 한글본에서 영문본의 '영주권' 표현이 '상시 거주'로 번역되고 '하도급 계약'을 뜻하는 단어가 법률용어에도 없는 '종속계약'으로 오역된 점을 거론하며 상정에 반대했다. 민주당 간사인 김동철 의원은 "재상정하면 또 상정 철회하는 등 다시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상정 반대 의사를 밝혔다. 반면 한나라당 간사인 유기준 의원은 "한ㆍ아르헨티나 형사사법공조조약을 보면 몇 가지 한글본의 오류가 있지만 시정해 관보에 게재했다"며 상정을 주장했다. 김영우 의원도 "상정되는 게 맞다. 국회에서 토론을 통해 영 아니다 싶으면 비준에 동의하지 않으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추가 번역 오류를 처음 제기한 박주선 민주당 의원은 "EU 홈페이지에 게시된 협정문이 국회에 제출된 동의안과 35군데나 다르고 잘못 번역된 부분이 15군데나 된다"며 "통과될 경우 양측이 들고 있는 협정이 별개라서 체결한 상대방이 없는 꼴"이라고 주장했다. 최재성 의원도 "사실 행정부 봐주기 아니냐"며 "정정 논의를 완료하고 다시 하는 게 좋다"고 가세했다.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은 "협정문 부속문서의 각주에 따르면 2010년 1월1일부터 자동차의 배기가스 기준 완화가 발효되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미 200대가 이 조항에 따라 수입됐다"며 새로운 의혹을 제기했다. 2시간 가까이 여야의 논쟁이 이어진 끝에 남 위원장은 결국 "발견된 오류는 사후 정부가 고쳐나가면 된다"며 상정을 강행했고 야당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하며 퇴장했다. 회의는 정회됐고 제안 설명 등 다음 절차는 진행되지 못했다. 외통위는 오후 회의를 속개했으나 야당 의원들이 계속 불참해 FTA에 대한 논의를 더 이상 하지 못했다. 김동철 의원은 "여당이 일방적으로 동의안을 상정했는데 우리가 들러리를 설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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