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의원총회에서 황우여는 뭐 하는 거냐는 의견이 꽉 찼습니다." 4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 말로 당내 불만을 대신했다. 그는 "강행처리는 안 하지만 국회법에 따른 책임처리는 한다"면서 "다만 한 템포 기다리겠다. 민주당 내에 민주노동당에 대한 반발이 커 한미 FTA 처리를 거부할 동력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황 원내대표는 지난 3일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발언한 의원 10여명 중 강행처리 의견이 더 많았다는 점을 묻자 이를 야당에 대한 압박 카드로 쓰겠다고 했다. 그는 "내가 한 템포 더 기다리며 그 힘을 가지고 야당을 압박해야 한다"면서 "민주당은 한미 FTA 비준안을 거부할 동력이 많지 않다. 지금 야권연대를 이유로 막지만 야권연대라는 게 지역구 의원도 없는 민노당 의원에게 지역구 자리를 주려는 것이라 민주당 내에서 반발이 많다"고 전했다. 또한 한나라당이 과거처럼 밀어붙이지 못하는 것은 차기 총선에서 낙선할 것을 두려워하는 당내 의원들의 여론이 강행처리 여론 못지 않게 높기 때문이라는 지적에 대해 황 원내대표는 "우리가 폭력을 써서 헤쳐나가지는 않는데 국회법에 따른 책임처리는 한다. 그러지 않으면 여당으로서 비판을 듣는다. 그걸(책임처리) 하지 않겠다고 (몸싸움시 다음 총선에 불출마) 선언한 의원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화살을 야당에 돌렸다. 그는 "야당이 오히려 몸싸움으로 저지하고 있다"며 "강기갑 민노당 의원 등을 국회에서 막아야 하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황 원내대표는 현재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회의실을 나흘째 점거하고 있는 민노당ㆍ창조한국당 등 군소야당에 대해 개의치 않겠다고 했다. 그는 "그 사람들의 점거는 아무 의미가 없다. 국회법상 외통위 회의는 외통위 회의실이 아닌 다른 곳에서 열어도 된다"며 "회의장을 막는 민노당과 함께하면 민주당은 실리는 없고 이미지만 나빠진다"고 지적했다. 다만 황 원내대표는 조속한 처리를 채근하는 청와대를 향해 "당정청은 같이 가지만 국회 일정은 국회 나름의 방식이 있다. 집권여당의 입장도 여야 타협의 장에 오면 시각이 달라진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아울러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했다가 파기된 피해대책에 대해 "우리가 농민을 직접 만나려 한다"며 "야당 없이 농민ㆍ한나라당ㆍ정부가 논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민생예산 10조원 등 예산안 논의가 부실하다는 지적에 대해 "예산안은 각 상임위에서 심사하고 있으며 다음주 초에는 국회 예산결산특위로 넘어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