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조만간 실험실에서 방광 등 인공장기(人工臟器)를 길러내 환자에게 이식할 수 있을 전망이다. 최근 미국 웨이크 포레스트 대학 재생의학연구소(IRM)의 조직공학자인 앤소니 아탈라 박사는 실험실에서 배양한 방광을 환자에게 이식하는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이 인공 방광은 플라스틱 모델 같은 것이 아니라 실제로 살아있는 인체 조직이다. 인공 방광을 길러내는 과정은 비교적 단순하다. 우선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방광 모양의 구(球)에 환자의 방광에서 추출한 세포를 심는다. 이후 세포가 자라면 방광 모양의 구는 녹아 없어지고 실제 방광만 남게 된다. 일종의 맞춤형 인공장기 배양인 셈이다. 아탈라 박사는 이 같은 과정을 거쳐 만든 인공 방광을 7명의 환자에게 이식한 결과 거부반응을 보인 환자는 한명도 없다고 밝혔다. 방광은 혈관이 없다는 점에서 배양 및 이식이 비교적 쉬운 조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조직공학에서 가장 큰 난제로 꼽히는 인공장기를 실험실에서 길러 성공리에 이식했다는 점은 의료기술의 혁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이론적으로는 모든 장기의 재생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실제 아탈라 박사는 간이나 신장 등 더 복잡한 기관의 배양을 추진하고 있는 상태다. 아탈라 박사는 “사람의 수명은 점점 길어지고 있는데 반해 공급할 장기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이 같은 현실은 공중보건의 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장의 경우 투석을 하려면 일 년에 20만 달러가 소요된다”며 “인공 신장을 길러내는데 10만 달러가 든다고 해도 충분히 가치 있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현재 아탈라 박사가 소속돼 있는 IRM은 바이오테크 기업인 텐지온과 방광의 대량 생산에 나선 상태며, 신장과 간을 비롯한 20여종의 장기 배양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방광을 제외한 장기들은 내부에 복잡하게 얽혀 있는 핏줄로 인해 배양 및 이식에 성공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