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후보 지지 큰역할 가능성/일부 “한시 대표직 승계”추측신한국당 이홍구고문은 18일 여의도 신한국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선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고문의 사퇴는 이미 예상됐지만 현재의 경선 8주자가 7인으로 줄어드는 것을 계기로 앞으로 지지율이 낮은 주자들의 사퇴와 주자들간의 합종연횡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같은 물밑 움직임은 경선후보등록이 시작되는 6월말부터 정치발전협의회와 나라회가 독자후보 추대에 나서는 7월초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고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당의 단합과 국민의 선택을 돕는 길이라고 생각해 불출마를 결심했다』면서 『앞으로 당의 단합을 위해 나름대로의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고문은 불출마 선언에서 당초 21세기를 향한 새정치를 출발시키기 위해 경선참여 가능성을 타진했으나 『어쩌면 지금은 나를 필요로 하는 시간이 아닌지도 모르겠다』며 경선불출마 의사를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특히 이고문은 지금이 『당의 단합에 중요한 시점』이라면서 『현시점에서 특정후보 지지를 고려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해 특정후보지지를 부정했다.
그러나 신한국당내의 대체적인 관측은 이고문이 앞으로 경선과정에서 특정후보 지지를 위한 유무형의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즉 이회창대표, 이수성고문과의 친분 등을 고려해볼 때 명시적이지는 않더라도 한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는 방향으로 행동할 경우 경선판도에 파급효과는 클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특히 당내 범민주계 모임인 정발협과 민정계 모임인 「나라회」에 대해 『양측의 중진이 머리를 맞대고 함께 당을 생각해야 할 시점』이라며 양측의 대화를 촉구했다.
이고문은 『우리의 목표는 7월 경선이 아니라 12월 대선』이라면서 『상호 비방과 폭로를 하지 말고 깨끗하게 경쟁한뒤 그 결과에 모두 승복해야 한다』고 말해 경선과정에서의 잡음에 대한 중간조정자 역할을 강조했다.
따라서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고문의 경선출마 사퇴가 이대표의 대표직 사퇴이후 한시적인 대표직 승계나 집권후 권력분산론에 의거한 책임총리로 나아가는 사전 정지작업 아니냐는 성급한 추측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온종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