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가구당 평균 5,000만원 이상의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당 평균 연봉이 4,452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1년 연봉을 한푼도 쓰지 않고 빚을 갚아도 전액 상환할 수 없는 수준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가계 빚은 876조3,000억원으로 900조원에 바짝 다가선 상태. 이를 통계청이 추계한 올해 전체 가구 수(1,737만9.667가구)로 나누면 가구당 5,042만989원씩 빚을 지고 있다는 결과가 나온다. 추계 인구 수(4,898만8,833명)로 나누면 1인당 빚은 1,788만7,750원이 된다.
이처럼 가계 빚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금융 당국의 규제에도 불구하고 은행 가계대출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8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은 마이너스통장대출을 중심으로 2조5,000억원이 증가해 2월부터 7개월 연속 증가했다. 7월의 2조3,000억원보다 2,000억원이나 늘었다. 8월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7월(1조9,000억원)보다는 감소했지만 1조2,000억원에 달했다. 또 마이너스통장대출이 대부분인 신용대출 증가액은 휴가철 카드사용대금 결제, 주식매수자금 수요, 주택담보대출 억제 등의 영향으로 7월보다 1조원이 많은 1조3,000억원에 육박했다.
이에 따라 8월 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은 448조원을 넘어섰고 이중 주택담보대출은 298조원을 기록, 3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에 더해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신규 대출을 받지 않더라도 가계 빚은 더욱 늘어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지난달 시중은행의 잔액 기준 가계대출금리는 연 5.83%로 2009년 2월 5.98% 이후 최고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제2금융권의 신규 취급액 기준 은행신탁대출금리는 연 6.05%로 전월보다 0.21%포인트 올랐다.
이처럼 가계 빚이 감내하기 힘들 정도로 늘어나면서 저축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가계 저축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가계의 가처분소득 대비 저축률 전망은 3.5%로 24개 국가 중 21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가계 저축률은 2005년 7.2%에서 불과 6년 만에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