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버냉키 "올 美경제 3~4% 성장"

낙관적 견해에 신평사선 "재정적자로 신용등급 내릴수도" 반론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올해 미국 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인 3~4% 성장할 것이라며 미 경제에 대해 자못 낙관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또 지난해 11월 FRB의 제2차 국채 매입 프로그램 시행 이후 국채 수익률이 되레 상승한 것은 경제회복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지 양적완화 정책의 실패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계 양대 국제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과도한 재정적자로 미국의 최고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고 또다시 한 목소리로 경고해 버냉키 의장의 낙관론에 찬물을 끼얹었다. 버냉키 의장은 13일(현지시간)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주관으로 워싱턴에서 열린 중소기업 포럼에서 "최근 수개월간 경제상황이 호전되고 있어 올해 3~4%의 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버냉키 의장이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은 이례적이다. 다만 이 같은 성장은 26년 만에 최고수준에 달한 실업률을 떨어뜨리기에는 미흡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디플레이션 위험성도 지난해 8월 이후 상당한 정도로 누그러졌다고 설명했다. 주택시장에 대해서는 현재 느린 속도로 회복되고 있으며 주택모기지 시장의 건전성 강화를 위해 국책 모기지업체인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시작된 2차 양적완화 정책과 관련, 버냉키 의장은 부작용보다는 경제회복에 기여한 바가 더 크다고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그는 양적완화의 실패의 근거로 종종 제시되는 국채수익률 상승을 언급하며 경제가 건실해졌다는 점과 그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버냉키 의장의 발언에 앞서 전일 나온 경기동향보고서'베이지북'은 지난해 연말 소비시즌의 지출 증가, 제조업의 회복이 11월과 12월 미국 전역의 경기확장을 이끌어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지난해에 비해 한결 빠른 회복세를 탈 것이라는 게 버냉키 의장과 FRB의 판단이다. 하지만 이날 세계 양대 신용평가회상인 무디스와 S&P가 나란히 미국이 재정적자를 축소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최고신용등급을 잃을 수도 있다고 밝혀 대조를 이뤘다. 미국 경제가 최악의 침체에서 벗어났지만 급증하는 재정적자로 인해 또다시 추락할 수 있다는 경고인 셈이다. 무디스는 이날 보고서에서 미국이 신용등급 유지를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2년 내에 현재 '안정적'인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출 수도 있다고 밝혔다. 무디스의 이 같은 표현은 지난 1996년 클린턴 행정부 시절 공화당이 국가부채 한도 증액을 위한 표결을 거부한 후 신용등급 하향할 수 있다고 경고한 후 나온 가장 강력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S&P도 이날 재정악화로 인해 미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낮출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캐럴 시로우 S&P 파리지사 사장은 컨퍼런스 콜을 통해"지금은 미국이 달러가 갖는 기축통화로서의 특권을 막대하게 누리고 있지만,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며 "신용등급 전망 하향조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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